산업 바이오

주말에 몰아서 하는 운동 '뼈아픈 중년' 부른다

■ '살찐 주말병정' 4050 퇴행성 관절염 환자 급증

관절염
Running fast, marathon
등산2

비만 가속화·무리한 운동습관이 무릎관절에 부담·연골 손상시켜

무릎절골술 환자 4년새 3배 늘어

평소 적절한 체중관리 노력… 유산소·근력운동 병행하되

하루 30분 정도 가볍게 해야


마라톤 마니아인 직장인 김승구(48·가명)씨는 12월이면 어김없이 정형외과를 찾는다. 극심한 무릎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다. 주치의로부터 마라톤을 그만두고 걷기 등의 가벼운 운동을 할 것을 권유 받았지만 마라톤을 뛴 후의 만족감을 잊을 수가 없어 계속하고 있다. 김씨의 주치의는 "김씨의 무릎 상태는 과도한 운동으로 인해 무릎 연골(물렁뼈)이 많이 닳은 60대 이상의 상태로 보면 된다"며 "조금 더 심해질 경우 통증 완화를 위한 무릎절골술 등의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나라 중년의 관절 상태가 심상치 않다. 비만 인구가 크게 늘고 주말에만 운동을 몰아서 하는 이른바 '살찐 주말병정(weekend warrior)'들이 많아지면서 무릎관절에 부담을 주고 연골이 닳아 발생하는 젊은 40~50대의 퇴행성관절염 환자가 늘고 있다.

실제 대한슬관절학회가 무릎관절의 날(2일)을 맞아 지난 2009년과 2013년의 '무릎절골술' 환자 수를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에 수술을 받은 45∼54세 환자 수는 약 3배, 55∼64세는 약 5배 급증했다.

무릎절골술은 노인성 질환인 퇴행성관절염의 대표적인 초기 치료법으로 휘어져 있는 무릎뼈의 일부를 절개해 철심 등으로 고정해 뼈를 바로잡고 무릎관절 한쪽에 치우치던 압력을 고르게 분산시켜 통증을 줄이고 관절의 수명을 연장하는 수술법이다. 무릎절골술 환자가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퇴행성관절염 초기 단계의 젊은 환자가 많이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퇴행성관절염 증상이 심해질 경우 무릎절골술만으로 치료가 힘들 수 있어 인공관절 수술 등을 고려해야 한다.

대한슬관절학회는 중장년층의 비만율이 늘어나고 무리한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 중년 관절염 환자의 증가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인 비만 환자는 정상인보다 무릎 관절염에 걸릴 확률이 6.8배나 높다. 아시아에서는 일반적으로 BMI가 25㎏/㎡ 이상이면 비만, 30㎏/㎡ 이상은 고도비만으로 분류한다.

2002년부터 2013년까지 건강검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국내 고도비만율은 2002∼2003년 2.63%에서 2012∼2013년 4.19%로 크게 높아졌다.

이와는 반대로 자신의 체중을 10% 정도만 줄여도 무릎 관절염 발생 위험도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장종범 대한슬관절학회 총무이사는 "중년층 관절염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한국인들이 다리가 바깥으로 휘어진 내반변형(오다리)이 많고 국내 베이비붐 세대들이 점차 고령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비만이 가속화되는 40대 이후 여성에서 퇴행성관절염의 빈도가 증가하는 점 또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말 등 특정 시간에만 운동을 과도하게 몰아서 하는 습관도 관절염 증상을 발생시키거나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직장인들은 평소에 운동을 하지 못해 주말에 집중적으로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고 부상 등으로 인해 퇴행성관절염이 쉽게 발생하게 된다. 특히 겨울철 무리한 주말 등산 등이 관절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강승백 대한슬관절학회 학술위원장은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의 과격한 등산은 무릎 부상을 일으키기 쉽다"며 "등산을 하거나 내리막을 내려갈 때 무릎에는 체중의 5배 이상의 하중이 실리게 되므로 이를 뒷받침할 근력이 부족하면 무릎 관절에는 큰 무리가 간다"고 지적했다.

관절염 예방을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과 함께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리막길 등을 걸을 때 무릎에 과도한 무게가 실리게 되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근력이 없을 경우 무릎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등산이나 마라톤을 자주 한다면 근력 운동을 반드시 하는 것이 좋다.

강 위원장은 "무릎관절 질환은 한 번 발생하면 정상 회복이 어렵다"며 "평소 적절하게 체중관리를 하고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가벼운 걷기 등으로 건강한 무릎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정상체중은 키(㎝)에서 100을 뺀 후 0.9를 곱한 수치다. 유산소 운동의 경우 운동할 때 옆 사람과 가볍게 얘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정도의 강도로 하면 좋다.

중요한 것은 주말에 한꺼번에 많은 운동을 하기보다는 하루 30분 정도의 가벼운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걷기 운동의 경우 한 번 한 후에 다시 하기까지의 시간을 48시간 이내로 하는 것이 운동 효과가 좋다. 경사보다는 평지를 걷는 것이 좋고 등산용 지팡이 등을 사용해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지팡이의 경우 상태가 좋지 않은 무릎의 반대쪽 손에 쥐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평소 쪼그려 앉거나 양반다리 등의 자세를 취하는 것은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는 만큼 피하는 것이 좋고 운동시 조금이라도 통증을 느낀다면 즉시 멈추고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sd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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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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