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세계 1~2위 자동차 시장인 중국·미국에서 연말로 갈수록 판매 기록을 갈아치우며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달 중국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1.5% 증가한 총 18만159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12월(18만2,876대) 이후 역대 두번째로 많은 월간 판매실적이다. 현대차는 전년 동월보다 11.2% 늘어난 11만94대, 기아차는 12.1% 증가한 7만65대를 판매했다. 기아차가 중국에서 월 7만대를 판 것은 2002년 진출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도 올 들어 가장 많은 판매량을 올리며 2개월 연속 10만대를 돌파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가 전년 대비 동반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8개월 만이다. 극심한 경기 침체와 로컬업체들의 저가공세, 주요 경쟁사들의 선제적 가격 인하 등으로 인해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은 지난 7월 8만4,168대까지 급감, 위기를 맞았었다. 이에 신형 투싼 등 신차를 투입하고 적기에 가격 인하를 단행, 8월부터 반등에 성공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지난 9월 경기 부양을 위해 구매세를 인하하면서 지난 달까지 4개월 연속 판매가 늘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도 선전을 이어갔다. 현대차 6만7대, 기아차 4만5,553대 등 양사 합쳐 총 10만5,560대를 팔아 전년 동월 대비 7.1%가 늘었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역대 11월 판매로는 최대다. 특히 현대차는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1.8% 늘어 미국 내 주요 자동차 업체 중 유일하게 1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판매 호조로 미국 시장 점유율도 8.2%까지 상승했다.
고비를 넘겼지만 구매세 인하가 종료되고 로컬 업체들의 공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이 더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 수요가 늘고 있는 미국에서도 픽업 트럭 부재와 생산 능력 한계 등을 극복하지 않으면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기아차가 올해도 800만대 이상 차량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판매량을 더 늘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결국 고급화를 지향해야하고 제네시스 브랜드를 조기 안착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