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중 증시 거래중단] 원화 가치 15원 급락

美금리 인상 파장보다 中리스크 더 크다더니…

위안-원·달러 환율 동조화 가속

시장 향방 위안화 절하폭에 달려

미국의 금리 인상보다 중국발 리스크가 우리 금융시장에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신년 벽두부터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신흥국에 들어왔던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원·달러 환율이 올해 첫 개장일에 15원 이상 폭등(원화가치 하락)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위안화 평가절하가 올해 원·달러 환율의 향방을 가늠할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고 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5원20전 오른 1,187원70전으로 거래가 마감됐다. 이는 지난해 11월9일 15원30전이 급등한 후 두 달여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당시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로 12월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급등했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5원50전 오른 1,178원에 개장했다. 환율을 처음 밀어 올린 원인은 오전10시에 발표된 중국 당국의 위안화 절하였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달러당 6.5032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31일(6.4936위안)에 비해 0.15% 절하한 것이다. 중국 당국의 통화 절하로 역내 현물시장에서 위안·달러 환율은 2011년 4월 이후 최고치인 6.5120위안에 개장했다.

여기에 오후2시께 상하이증시가 5% 이상 폭락하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자 국내 증시 하락폭도 커졌고 원·달러 환율의 오름폭도 재차 껑충 뛰었다. 외국인은 이날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500억원을 순매도했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위안화는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 등으로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데 최근 들어서는 원·달러 환율과의 동조화가 강해지고 있다"며 "여기에 중국·한국 증시까지 빠지면서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주식·채권시장뿐 아니라 외환시장에서도 중국의 입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경기위축이 예상보다 심각할 경우 최근 위안화와 동조하는 원화 움직임도 변동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중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여기에 최근 들어 위안화 국제화로 중국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줄어들면서 위안·달러 환율의 변동폭이 커져 원·달러 환율도 같이 움직이는 경향이 굳어지고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의 비중이 높고 해외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과의 경합이 심해지고 있어 위안화가 약세를 보일 때 원화도 약세를 나타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올해 원·달러 환율의 향방을 가를 변수는 위안화의 절하폭"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후3시께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94원81전으로 전 거래일 오후3시 기준가 대비 20원98전 올랐다.


관련기사



김상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