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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북한의 4차 핵실험 소식이 전해진 6일 시민들은 대체로 큰 동요 없이 차분한 일상을 보냈다. 다만 군인 가족을 둔 시민들은 남북관계가 무력대결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고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악재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쏟아져나왔다.
취업준비생인 김성진(29)씨는 "경제난에 허덕이면서도 저렇게 돈을 들여 핵실험을 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이렇게 뒤통수를 치는 행동을 하는 것을 보니 역시 북한은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며 분개했다.
최근 남동생을 군대에 보낸 직장인 정모(28)씨는 "이번주 말 군대 간 남동생의 외박이 처음으로 허용돼 가족 모두 가서 만나기로 했는데 외박이 취소될 것 같아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정씨처럼 군 복무 중인 애인이나 가족의 휴가 여부를 궁금해 하는 글들이 폭주했다. 이날 군은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자 전군 경계 태세를 격상하고 비상대응체제에 돌입했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이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경제에 가져올 파장에 대해서는 걱정을 쏟아냈다. 직장인 정수현(45)씨는 "새해 들어 세계 경제둔화와 중동 리스크, 중국 증시 폭락 등으로 걱정이 많았는데 북한의 핵실험까지 겹쳐 경제가 더 나빠지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주식투자자들의 한숨 소리는 더 커졌다. 증권사에 근무하고 있는 김철중(30)씨는 "이번 사태가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이 걱정"이라며 "모처럼 목돈으로 투자를 시작했는데 악재만 이어져 혼란스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중소기업들은 이번 사태가 남북 간 긴장 고조로 이어져 경협이 위축되는 게 아닌지 걱정하는 분위기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는 "아직은 정부의 특별한 조치가 없어 정상적으로 생산활동을 하고 있다"며 "다만 특수한 상황이 발생한 만큼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으면 개성공단 출·입경 제한조치 등이 내려져 기업들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일부에서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도 나왔다. 직장인 황모(38)씨는 "동료들과 점심을 먹는데 북한 핵실험 얘기가 화제가 됐다"며 "최근 김정은 체제 이후 미사일 실험 등의 도발이 자주 있다 보니 체감도는 예전보다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