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지난해까지 시중은행 가운데 기술금융 부분에서 가장 높은 실적(누적 잔액 기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금융이란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이 기술력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대출 형태를 말한다. 지난 2014년 7월 금융당국이 TCB(기술신용정보기관) 평가를 활용한 기술금융 제도를 도입한 가운데 실적 측면에서 신한은행이 선두를 지키고 있다.
1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은행별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신한은행이 약 9조 5,000억원으로 시중은행 가운데서 가장 많았다. 이어 국민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의 순이다.
기술금융이 그동안 은행들이 꺼려하던 대출 형태라는 점에서 비춰볼 때 신한은행 기술금융 제도의 빠른 정착은 눈여겨 볼만하다. 담보가 없거나 신용등급이 낮은데도 기술력만 믿고 대출을 해주는 것은 은행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이와 관련해 치밀한 준비가 기술금융 부분에서 신한은행의 내공을 키웠다고 보고 있다. 실제 신한은행은 2013년 시중은행 최초로 기술금융 전담조직인 산업기술평가팀(현 창조금융지원실)을 신설해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기술력 평가를 대출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기술금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창조금융지원실 내에 변리사, 기술평가 경력자 등 전문인력을 확충했으며 지난해 8월에는 카이스트와 협약을 통해 기술금융 고급과정을 개설, 자체적으로 기술금융 인력의 질을 높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미 기술금융과 관련한 다양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가운데 앞으로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지식재산권(IP) 가치를 평가해서 대출을 실행하는 IP 금융도 도입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단기간에 급증한 기술금융이 부실화 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체계도 촘촘히 구축하고 있다”며 “기술금융을 통해 중소기업이 성장해 일자리를 늘리고 은행은 이를 통해 건전한 자산을 늘리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