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가뭄 극복 호주의 교훈] 칼린 메이월드 호주 연방물위원회 전 의장 "가뭄에 끄떡 없는 수자원정책 세우려면 물 가치·인프라 투자 국민인식도 바꿔야"

칼린 메이월드 호주 중앙물관리기구 전 의장


"물안보는 시급한 과제입니다. 기상이변에 버틸 수 있는 수자원정책을 세워야 합니다."

칼린 메이월드(54·사진) 호주 연방물위원회(NWC·National Water Commission) 전 의장 겸 전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수자원 장관은 최근 호주 애들레이드시 SA워터 건물에서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기후환경 변화에 대비한 투자를 하라고 조언했다. 과거와 동일한 형태의 물공급체계에만 의존한다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냈다. 그는 "호주 퍼스 인근에도 엄청난 규모의 댐이 있지만 지난 1990년대에 심각한 가뭄이 발생하면서 물을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며 "도시가 완전히 말라버리기 전에 담수화 설비, 지하수 댐 등 대체수자원을 개발하고 수자원 공급체계를 다양화하라"고 조언했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관련해서는 국민의 설득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시민들은 싼 가격에 물을 공급받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지만 물 정책을 결정하는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공급을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삼아야 한다"며 "저수지 등 전통적인 수자원 확보 방안에 비해 해수 담수화 설비 등 대체수자원 확보시설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물의 가치에 대한 국민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에서 수도꼭지를 틀면 24시간 물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러한 편리성으로 사람들이 물의 소중한 가치를 잘 느끼지 못한다"며 "호주는 장기간 심각한 가뭄을 겪으면서 사람들이 물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는데 한국 정부도 기후환경 변화에 대비해 사람들의 물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호주는 수자원 정책과 관련해 NWC가 중요한 자문 역할을 해왔다. 메이월드 전 의장은 2014년 가뭄이 완전히 해소돼 NWC가 해체되기 전까지 NWC 의장을 맡았다. 메이월드 전 의장은 "호주는 심각한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수자원의 이용과 배분, 공급력 확대 등과 관련해 혁신적인 방안이 필요했고 정부와 독립된 기구로서 NWC가 국가 물 정책을 자문하는 역할을 맡았다"며 "NWC는 과학적 수치와 근거에 기반을 둔 수자원 정책을 제안하며 호주의 물 정책이 효율성 위주로 재편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설명했다. NWC는 호주에서 얼마나 많은 물이 어떻게 도시와 농장에서 사용되고 버려지는지를 분석한 뒤 물 효율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내놓았다. 그는 "국가 물 정책이 효율화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은 보고서 작성이 급선무"라며 "물이 어떻게 생성되고 이용되는지를 알게 되면 수자원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이월드 전 의장은 1997년부터 2010년까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주의원을 지냈고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수자원 장관을 맡았다. 또 2014년까지 호주 연방물위원회 의장으로 활동했다. /애들레이드=강동효기자 kdhy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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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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