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멜론' 가격논쟁

"이 정도 아이디어와 결과물이라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최소 3,000억원 이상은 받았을 것입니다." 지난해 5월 카카오에 626억원에 매각된 '김기사'를 두고 국내의 인수합병(M&A) 전문가가 한 말이다.

당시만 해도 '김기사'의 성공적 매각과 관련해 언론에서는 '대박' 혹은 '벤처 신화'라며 추켜세우는 것이 일반적 분위기였다. 국민 모두가 '김기사' 개발자인 박종환씨가 이뤄낸 엄청난 부(富)를 부러워하던 판국이었다. 그럼에도 이 전문가는 국내 시장의 새로운 상품 개발에 대한 평가가 지나치게 냉정하고 박(薄)하다는 일침을 놓았다. 사실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2000년대 이후 등장한 신흥 기업에 대한 미국 금융계의 금전적 평가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중국 정보기술(IT) 업체 알리바바는 기업공개를 하자마자 기업가치가 무려 2,310억달러를 기록할 정도였다.

카카오는 이후 모바일 콜택시 앱인 '카카오택시'에 '김기사'를 연동해 관련 사업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고급택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 블랙'이 이미 수익을 내고 있고 상반기 중 대리운전 서비스인 '카카오 드라이버'까지 내놓는다고 한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추진 중인 여러 온오프라인 연계 비즈니스(O2O) 중 첫 성공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모두가 김기사 덕분이었다.

626억원을 써서 세상을 놀라게 했던 카카오가 최근 음악 서비스 업체인 '멜론'을 1조8,7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혀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인터넷 분야 국내 최대 M&A이며 카카오 입장에서도 이전 최대 기록인 '김기사'에 비해 30배나 되는 초대형 M&A에 대해 시장에서 논란이 분분하다. 콘텐츠 사업을 글로벌 진출로 키우려는 본격 행보라는 평가와 함께 지나친 투자로 다른 사업에까지 지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멜론 인수 후 성패야 알 수는 없지만 한계를 뛰어넘는 투자 결정을 한 카카오 경영진의 기업가 정신만큼은 높게 평가받아 마땅하다. /온종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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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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