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동향

삼각파고 한국호… 유일호, 수비형으론 돌파 못한다

■ 유일호 경제팀 출범


대내외 리스크 몰려오는데 난국 타개할 묘책 쉽지않아

구조개혁 등 선택과 집중 필요

"총알도 없이 전쟁터 투입"… '개혁·성장' 불안한 두 토끼 잡기

소비절벽·가계부채 등 난제 산적… 4월 총선도 변수

올 경기여건상 특단 대책 없인 3% 성장 어려울 듯


"전임자보다 어깨가 훨씬 무거울 것입니다. 총알도 없이 전쟁터에 투입된 상황입니다."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는 13일 출범하는 유일호 경제팀의 어려운 처지를 이렇게 표현했다. 중국 쇼크, 저유가, 가계부채, 북한 핵실험 등 연초부터 한국 경제를 옥죄는 퍼펙트 스톰이 몰려오는데 쓸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이라는 얘기다. 12일 중국 상하이증시는 장중 한때 3,000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9월 15일 이후 처음이다. 다시 반등해 3,022.86에 마감했지만 올해 들어서만 14.59% 떨어져 중국 리스크를 고조시켰다. 수출에 악영항을 미치는 국제유가도 바닥을 모르고 하락하고 있다. 중동산 두바이유는 지난 11일 기준 배럴당 28.8달러까지 떨어져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보다 10.5% 급락했다.

18개월 만에 한국 경제를 이끌 경제수장이 바뀌었다. 상황은 당시보다 더 어렵다. 그동안 우리 경제(성장률)는 앞으로 전진하지 못하고 오히려 후퇴했다. 4대 구조개혁이라는 가장 큰 임무가 남아 있는데다 대내외 리스크가 난마처럼 얽혀 있어 풀어내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당장 오는 4월 총선과 내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고 임기 말 정부의 추진력도 갈수록 떨어져 갈 것이 분명하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조타수를 맡은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유일호 후보자에 대한 기대보다는 걱정이 더 크다. 우선 세계 경제의 골대가 바뀌었다. 전임 최경환 경제부총리 당시에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기 전이었다. 이제는 위로 올라갈 일만 남았다. 외환시장과 원자재시장은 이미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중국은 물론 신흥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유 후보자의 스타일도 문제다. 나라 안팎에서는 시커먼 먹구름이 몰려오는데 현상을 유지하는 수비형 스타일로는 돌파가 어렵다. 무엇보다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는 그의 스타일이 경제 주체들에게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그가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금융위원회·국토교통부 등 공무원들을 다잡고 정책을 총괄할 수 있을지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유 후보자는 안일한 경기 인식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인사청문회 답변에서 "녹록지는 않으나 위기라고는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경제계 인사들은 대부분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사는 "유일호의 경제정책·철학을 들어본 적이 있나, 한마디로 관리형 부총리"라며 "(본인이 책임을 지고) 소신 있는 정책을 펼쳐나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 후보자 앞에 놓인 난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12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수출은 물론 지난해 개소세 인하 효과로 개선된 내수도 소비절벽에 부딪혀 다시 가라앉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 방향에서 내수와 수출이 균형을 이루는 경제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외 경제 환경을 보면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다. 한국 경제에 축복이라던 저유가는 배럴당 28.8달러까지 떨어져 공급 측면이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수요 위축으로 나타나고 있고 1,1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는 소비여력을 제한하고 있다.

유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답변에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없이 올해 3.1% 성장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이는 기대감을 담은 목표치에 불과하다. 정부는 상반기 중 재정을 최대한 조기 집행해 내수의 마중물로 사용한다는 입장이나 이는 하반기에 '상고하저'의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기의 선순환인데 지금은 모두 꽉 막혀 있다. 가계나 기업이나 경제주체들이 돈을 쓰지 않는 경제 환경에서는 재정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김병주 명예교수는 "각종 경제변수가 최 부총리 당시보다 좋지 않다"며 "더 큰 문제는 재정·금리 등 마땅한 정책 수단이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하태형 전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올해 경기 여건으로 볼 때 3.1% 성장이라는 목표 달성은 힘들다"며 "추경 등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쳐야 가능한 수치"라고 전망했다.

이런 면에서 유 후보자가 구조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잡은 것은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인 출신인 유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구조개혁과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 등 미진한 정부 정책 입법에 박차를 가하라는 주문이기 때문이다. 하 전 원장은 "구조개혁을 포함해 어떤 정책이든 선택과 집중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며 "장단기 계획을 구분해 치밀한 계획을 짜고 임기 내 할 것과 다음 정부에 넘길 것 등을 나눠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정곤·이태규·조민규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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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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