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감사원의 ‘메르스 예방 및 대응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정부 대응의 문제점은 ▦사전대비 소홀 ▦초기대응 부실 ▦병원명 공개 지연 ▦85명을 감염시킨 14번 환자에 대한 대응 실패로 정리된다.
감사원은 보건복지부 산하 전염병 대응기관인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2012년 9월 메르스 최초 발생 이후 메르스 연구 및 감염 방지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세계보건기구(WHO)와 국내전문가 자문에도 메르스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해외 대응사례 등에 대한 연구 분석을 실시하지 않는 등 사전대비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5월 18일 오전 10시 최초환자의 신고를 받고도 34시간이 지난 19일 오후8시에서야 검사를 진행했다. 또 메르스 전염력을 과소 평가해 최초환자가 입원했던 평택성모병원에서의 추가환자 발생가능성을 검토하지 않고 역학조사를 종료해 초기 감염 확산의 원인이 됐다.
5월 28일 보건복지부에 구성된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메르스 확산이 한창 진행 중이던 6월 7일에서야 병원명을 공개했다.
삼성서울병원은 평택성모병원에서 감염된 14번환자를 다른 환자들이 밀집한 응급실에서 치료했고 5월 30일 대책본부로부터 14번 환자의 접촉자 명단 제출을 요구 받은 후 31일 명단을 작성하고도 6월 2일에 제출하는 등 역학조사 업무에 협조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에서 관련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것으로 드러난 16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삼성서울병원에 대해서는 관련법(의료법)에 따른 제재 조치를 하도록 보건복지부에 통보했다.
메르스사태는 지난해 5월 20일 첫 확진 판정으로 시작돼 217일 만인 12월 23일 종료됐다. 18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중 38명이 사망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8월 11일 국회 중동호흡기증후군 특별위원회 감사요구안의 본회의 통과를 계기로 9월 감사에 착수해 지난 12일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감사결과를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