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포~대만노선 확장 미적대는 국토부

작년 대만과 신설 합의하고도 인천국제공항 허브화 전략

김포 인근 주민 소음민원에 운수권 배분 차일피일 미뤄

"개별여행 수요 창출하는데 눈 뜨고 日에 관광객 다 뺏겨"

항공·관광업계 "신속 배정을"


일본이 엔저 효과와 맞물려 중국과 대만 등 중화권 관광객을 대거 빨아들이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대만과 노선신설을 합의해 놓고도 운수권 배분을 미적거리고 있어 눈뜨고 관광객을 뺏기게 생겼다는 항공·관광업체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정부와 항공·관광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대만과 항공회담을 통해 인천~타이베이, 김포~가오슝 노선을 늘리는 데 전격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지난달 말 인천~타이베이 노선을 제주항공(주 7회), 진에어(주 7회), 이스타항공(주 4회)에 각각 배분했다. 문제는 대만 노선의 경우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어 하루라도 빨리 운수권을 배분해야 하는데, 유독 김포공항에 신설되는 노선의 경우 후속 작업이 진척을 보이고 않고 있다.

국토부가 인천공항과 달리 김포공항의 대만노선 확장에 미온적인 이유는 인천공항의 글로벌 경쟁력때문이다. 인천공항이 동북아 허브로 크기 위해서는 국제선을 집중해야 하는데, 김포공항 등으로 이원화하면 인천공항의 환승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인천공항 환승률은 지난 2013년 18.7%에서 2014년 16%로 감소해 정부의 고민을 키우는 게 사실이다.

김포공항 인근 주민의 소음민원도 국토부로서는 골칫거리다. 김포공항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지난 2014년부터 국제선 노선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하지만 이와 비례해 김포공항 인근의 김포시와 서울 강서구·양천구 주민들이 소음피해를 이유로 민원을 집중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는 게 내부 고민이다.

정부가 미적거리는 동안 김포공항을 통해 우리나라로 유입될 수 있는 대만 관광객이 급감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우리나라를 찾은 대만 관광객은 64만3,683명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11월까지 46만8,696명에 그쳤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두 군데로 대만 관광객을 받는 게 유리하지만, 인천공항과 소음민원을 이유로 대만노선 배분을 실기하면서 정부가 대만관광객들의 일본행을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관광업계에서는 대만 남부 최대도시인 가오슝과 김포를 잇는 노선이 신설되면 관광객 유치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의 국제여객 설문조사에 따르면 김포공항 국제 여객 가운데 14%가 중국과 일본, 대만에서 온 당일치기 여행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포공항은 서울 강남까지 지하철로 30분이면 도달하는 등 접근성이 편리해 당일 여객이 많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이용객은 패키지 관광객이 많은 반면 김포공항은 재방문객 또는 개별방문객이 많다"며 "김포공항의 대만 노선을 늘리면 새로운 관광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며 시급한 노선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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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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