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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재수하면 성공 확률이 높나요?"
대입 전문가인 이종서(49·사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이 요즈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2016학년도 대학 정시모집 일정이 끝나가면서 재수를 고민하는 학생들이 부지기수로 늘고 있다.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예상보다 어렵게 출제된 여파가 크다. 이 소장에게 전화 인터뷰로 재수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이 소장은 "대입에서 수시전형 비중이 늘고 한국사 과목이 필수로 지정되는 등 지난해와 여건이 달라지면서 재수생이 불리하지 않느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이는 오해에서 비롯된 말이며 재수생이 재학생보다 반드시 불리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우선 수시모집 정원의 증가 측면을 보면 전국 대학의 2017학년도 수시모집 비율은 69.9%로 지난해(66.7%)보다 3.2%포인트 증가한다. 일반적으로 '재수생은 정시에 강하고 재학생은 수시에 강하다'는 통념이 강해 재수생이 불리하지 않느냐는 추측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 소장은 "이러한 인식의 바탕에는 재수생이 성공할 수 있는 수시전형은 논술위주전형인데 각 대학의 논술위주전형 비율이 줄고 있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올해 각 대학의 전형계획안을 기준으로 논술위주전형 선발 비율은 전체의 4.2%에 불과하지만 서울소재 주요 10개 대학을 살펴보면 논술위주전형의 선발인원이 전체의 20.44%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커 재수생이 꼭 불리하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능시험부터 한국사 과목이 필수로 지정된 것과 관련해서도 재수생이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소장은 "재수생이 재학생보다 불리한 상황이 되려면 재학생들의 한국사 학습량이 훨씬 많아야 하는데 재학생들 역시 한국사 학습량이 많지 않다"며 "오히려 재수생들이 탐구영역에 대한 학습량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한국사 과목에 충분히 시간을 할애할 수 있어 유리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재수를 결심한 학생들에게는 마음가짐부터 바꾸라고 주문했다. 그는 "재수를 마음먹었다면 고3 시절에 왜 실패했는지를 돌아보라"며 "가장 좋았던 모의평가 성적이 아닌 가장 나빴던 모의평가를 기준으로 자신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학습량과 목표를 정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기출문제 분석을 통해 수능시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오답 노트를 작성해 자기가 취약한 문제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