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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로봇의 역할은 어디까지일까? 가트너에 따르면 2018년 300만명이 넘는 근로자가 로봇 상사의 지도·감독을 받게 된다고 한다. 로봇을 부리는 게 아니라 업무 지시까지 받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로봇 전망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세계경제포럼(WEF)은 로봇과 인공지능의 발전 등으로 앞으로 5년 안에 사무행정직 중심으로 세계 일자리 500만 개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자리 창출은 우리나라 최대 정책 현안이자 글로벌 지구촌 이슈다. 청년 실업률이 높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2016년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청년 실업률은 9.2%, 전체 실업률은 3.6%이다. 두 실업률 차이는 5.6%포인트로 2000년대 들어 가장 높았다.
해법은 서비스업이다. 제조업 분야도 고용 창출에 한계를 보이고 있어 서비스업 육성이 관건인 시점이다. 일찍이 서비스업으로 전환한 미국의 경우 최근 제조업·산업생산 등 경제지표 부진 속에서도 고용지표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서비스업의 고용은 230만명 이상 늘어나며 미국 전체의 86%를 차지했다. 외식업과 헬스 케어, 전문 서비스업 등이 번성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서비스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특히 청년과 여성 친화적인 외식업 육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내 외식 서비스업은 전체 산업 평균의 2배가 넘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매출 10억원당 26.6명(산업평균은 12.6명)이다. 외식 부문은 아직 국내에서 산업화가 안 된 영역으로 대부분 자영업 위주의 완전경쟁 시장이다. 이 시장을 산업화 관점에서 조금만 관심을 갖고 인식을 개선하고 규제를 완화하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많은 분야다. 특히 고용 관점에서는 매우 긍정적이다. 외식업은 최후의 아날로그 영역이다. 외식업의 경우 메뉴 준비는 물론 고객 서비스와 클레임 응대까지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매장 선정을 위해 입지를 만들고 콘셉트도 정해야 한다. 외식업은 사람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피플 비즈니스'다.
CJ푸드빌의 전체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은 22.2%로 제조업(9.9%)의 두 배 이상이다. 또한 청년과 여성 고용 비중은 각각 70%, 57%로 매우 높다. 실제 빕스·계절밥상과 같은 패밀리레스토랑 매장 1개를 늘리면 중소기업 4개(평균 고용인력 기준)에 해당하는 100명 가까이 고용한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외식업에 주목하자. 또한 서비스업을 살리자. 이를 위해 외식 산업에 대한 인식 개선과 관련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