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자원 신흥국 통화가치 저유가에 '끝모를 추락'

브라질 헤알화 가치 도입 후 최저

러 루블화 연일 사상 최저치 경신

국가비상사태 선포 베네수엘라

IMF "올 인플레 500% 초과" 전망


세계 경제성장 둔화와 저유가가 맞물리면서 자원부국의 통화가치가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너무 가파른 하락세에 원자재 수출 감소를 상쇄하는 효과는 사라지고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달러 부채상환 부담과 수입품 가격 급등으로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남아메리카의 대표적 자원국인 브라질 헤알화 환율은 21일(현지시간) 전날보다 1.47% 상승(통화가치 하락)한 달러당 4.166헤알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헤알화는 지난 1994년 브라질이 공식통화로 사용하기 시작한 뒤 가치가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헤알화 환율이 달러당 4.50헤알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헤알화 가치 하락은 브라질 원자재 가격 하락에 정치적 불안까지 맞물리면서 브라질 정부에 대한 신뢰가 추락한 탓이다. 탄핵 위기에 처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취임한 2011년 이후 헤알화 가치는 137%나 추락했다.

러시아 루블화도 전날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루블화는 이날 장중 달러당 86루블대까지 치솟으면서 역시 가치가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루블화 가치 폭락은 러시아 중앙은행이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부인하면서 가속화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전날 성명에서 "현재 루블화 가치 하락은 당연한 일이며 금융안정에 리스크를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유가 급락에 따른 재정악화로 경기부양 여력마저 상실한 상황이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 보유국인 베네수엘라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산유국 가운데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공식 인플레이션(연간)은 141.5%에 달하며 지난해에는 3·4분기까지 경제성장률이 4.5%나 뒷걸음질치면서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이 500%를 초과해 하이퍼 인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네수엘라는 유가 하락으로 외환보유액이 고갈돼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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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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