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ICT한류 새 발판 만들자(상)]글로벌 시장 5년간 370조원 불었는데 대한민국은 게걸음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2011년 5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신 등 미디어산업의 지평을 해외로 넓혀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미국 이통사 스프린트를 인수한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미국정부가 불허했던 T모바일 인수를 올해 재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호재기자.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2011년 5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신 등 미디어산업의 지평을 해외로 넓혀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미국 이통사 스프린트를 인수한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미국정부가 불허했던 T모바일 인수를 올해 재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호재기자.


→1면에서 계속.


게걸음 쳐온 국내 미디어시장과 달리 세계시장은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올해 전세계 이동통신시장(매출기준)과 방송시장(소비자·광고지출 기준) 규모는 5년전보다 각각 약 260조원, 109조원씩 늘어 총 370조원 가까이 가량 불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우선 통계전문 온라인사이트인 스테이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지구촌 이통업계 총매출은 지난 2012년 약 1,318조원(1조940억 유로)을 기록한 후 매년 성장해 올해 1,507조9,490억원(1조2,510유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맥킨지앤컴퍼니는 방송시장도 계속 덩치가 커져 지난 2012년 609조원대(4,664억1,100만 달러)이던 것이 올해 거의 18%(약 109조원) 늘어난 718조원대(5,502억9,2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한 관계자는 “선진국 방송통신기업들은 시장 포화에 따른 한계를 극복하기 이종, 동종 업체간 M&A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 성장의 길을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에도 벽두부터 미국에선 초대형 미디어 기업들이 서로 사고 합치는 메가딜 시나리오가 난무하고 있다. 현지 4대 이동통신업체인 T모바일을 놓고 컴캐스트나 미국 2위 케이블TV업체인 차터 커뮤니케이션스가 잠재적 인수후보로 떠오르고 있다는 전망이 관련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쪽에선 차터 커뮤니케이션스와 경쟁업체 타임워너케이블 인수 협상이 표면화된 지 1년여만인 올해 중반 무렵 결론 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 공룡 간 결합은 업종, 국경마저 허물고 있다. 유럽에선 영국 이통사 보다폰이 약 77억 유로에 독일 최대 케이블TV업체 카블도이치란트 등을 합병했고, 스페인 이통사 텔레포니카도 약 80억 유로를 들여 네덜란드 이통사 KPN의 독일 법인인 E-플러스를 사들였다. 아시아에선 재일교포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이미 미국 3위 이통사 스프린트를 인수한 상태다. 손 회장의 스프린트는 지난해 T모바일을 품으려다가 당국의 인가를 얻지 못해 실패는 데 올해 재시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 최근 영미계 증시분석기관인 버나드리서치를 통해 나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통신업계는 내수시장에서 가입자수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성장한계에 직면한 상태다. 방송업계에 따르면 당장 유료방송사업 가입자만해도 지난해 9월 현재 이미 2,852만여명에 달해 약 2,101만여 가구(행정자치부 기준)인 전국 가구수를 넘어섰다.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도 지난해 5,800만명을 넘어서 1인당 1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 됐다. 이광훈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방송통신시장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든 시장으로 가고 있다”며 “시장의 변화를 촉발하는 구조 개편 등이 효과적이며, 해외에선 당국이 대규모 M&A에 대해 적절한 세이프가드(단서조항) 아래에서 전향적으로 인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물론 지난 2014년 미국에서 이통사인 스프린트-T모바일 간 결합과 2015년 컴캐스트-타임워너케이블 간 결합 등이 불허된 사례를 들어 독과점 폐해 문제를 지적하는 시각도 제기된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미디어기업간 M&A에 대해 “인수인가 심사 과정에서 이동 지배력을 해소 있는 방안 등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1998년 이후 미국에선 1~3년마다 최소 한번씩의 초대형 미디어기업간 결합이 이어졌다. 특히 2000년 AT&T는 당시 4위 케이블TV업체였던 미디어원을 인수해 60%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려 했는데 당국의 인가를 받았다. 당시 AT&T는 이미 2년 전 미국 1위 케이블TV사업자인 TCI를 인수한 상태였지만 당국은 추가적인 메가딜을 인정해준 것이다. 이밖에도 ▦AOL+타임워너(2001년) ▦컴캐스트+AT&T (2003년) ▦SBC+AT&T (2005년) ▦컴캐스트·타임워너+아델피아 케이블방송(2006년) ▦리버티미디어+뉴스코퍼레이션·다이렉트TV(2008년) ▦컴캐스트+NBC유니버셜(2011) ▦일본 소프트뱅크+미국 스프린트(2012년) ▦미국 AT&T+미국 다이렉트TV M&A(2015년) 등이 미국에서 인가를 얻은 대표적 메가딜로 꼽힌다.

◇이동통신업계 매출 추이 및 전망 (단위: 조원)


구분 2012 2013 2014 2015 2016
국내 이통3사 50.9 51.8 51.5 49.5 50.6
전세계 이통사 1,318..0 1,345.7 1,373.4 1,402.3 1,507.2
*올해와 내년은 추정치. 전세계는 ‘Statista’자료를 26일자 환율로 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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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추정치는 동부·IBK·유진·KB·하나증권 추정치를 합산평균한 것임.

◇국내외 방송시장 규모 추이 및 전망 (단위: 조원)

구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국내 상장
유료방송 3사
1.7 2.0 2.2 2.1 2.1
전세계 가정용 비디오, TV광고 609.3 632..4 662.2 681.1 718.9


*올해·내년은 추정치, 국내 상장 3사는 CJ헬로비전, KT스카이라이프, 현대HCN 매출합산

*가정용비디오는 공중파·케이블·위성·인터텟TV 및 OTT 등에 대한 소비자지출액

*맥킨지 자료는 26일자 환율로 환산 (자료: 맥킨지, 한국투자증권)

◇국경·업종 허무는 방송통신업계 주요 메가딜

기존
사례
△일본 소프트뱅크+미국 스프린트(2012년)
△영국보다폰 +독일 카블 도이치란트 M&A(2013년)
△영국 보다폰+스페인 오노 M&A(2014년)
△스페인 텔레포니카+독일 E-플러스 M&A(2014년)
△미국 AT&T+미국 다이렉트TV M&A(2015년)
△스페인 텔레포니카+프랑스 카날플러스 (2015년)
올해
전망
△미국 차터 커뮤니케이션+타임워터케이블 M&A협상 결론 도출
△미국 T모바일 인수전 재점화 가능성 및 3파전 구도 전개 가능성
(컴캐스트 vs 차터커뮤니케이션 vs 소프트뱅크)
△미국 스타츠(Starz)+ 라이언스게이트 M&A 추진 가능성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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