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영화들, 이른바 ‘쎈’ 영화들의 인기가 예년 대비 두드러지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 영화를 즐기는 ‘나홀로족’이 점점 늘고 있는 상황도 이들 영화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영화 관람객 동향 등을 조사하는 CGV리서치센터는 28일 이 같은 내용의 ‘2015 영화산업 동향’을 발표했다. 센터 측은 지난해 영화 시장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으로 청불 영화의 약진을 꼽았다. 이승원 리서치센터 팀장은 “청불 영화의 경우 400만 관객 정도가 한계로 여겨졌는데 지난 한해에만 600만 관객 이상을 동원한 영화가 두 편이나 나왔다”며 “상반기 개봉한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와 하반기 ‘내부자들’의 흥행은 청불 영화 가운데서도 천만 영화가 탄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센터 측의 조사에 따르면 흥행한 청불 영화들은 기존 천만 영화들과는 남다른 흥행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베테랑’ 등의 천만 영화들이 전 연령대에서 고른 관람률을 보인다면 ‘킹스맨’ 등 청불 흥행 영화들은 20~30대의 관람 비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압도적이다. 재관람 비율 또한 기존 천만 영화에 비해 훨씬 높은 편인데, 베테랑의 재관람률이 5%였던 것에 반해 ‘킹스맨’은 6.1%, ‘내부자들’은 8.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눈에 띄는 특징은 ‘나홀로족’의 관람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베테랑’을 혼자 관람한 관객 수는 전체의 15.7%였지만 ‘내부자들’은 그 비율이 21.6%, ‘킹스맨’은 21.9%에 달했다.
‘나홀로족’의 영향력은 비단 청불 영화에만 미치는 것이 아니다. 센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인 티켓의 예매 비중은 10.1%로 조사돼, 처음으로 두 자리 수를 넘어섰다. 3년 전인 2012년 7.7%와 비교해 3% 가까이 늘어났다. 사회 전반적으로 ‘나홀로족’이 급증하고 있는 와중 그래도 영화 관람만은 친구·연인 혹은 가족과 함께하려는 경향이 짙었지만, 이제는 영화 관람에 있어서도 ‘나홀로족’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게 된 셈이다.
1인 관람객은 주로 20대 여성(24.6%)으로 조사됐으며, 남성을 포함할 경우 1인 관람객의 37%가 20대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은 ‘영화에 집중할 수 있어서(54.7%)’ 혼자 영화를 본다는 관객들로 좋은 영화에 대해 입소문을 내는 비율도 높았다. 일반 고객이 연 5.6회 관람평을 남기지만 ‘나홀로족’은 두 배가 넘는 연간 12.2회의 관람평을 남기는 것. 더불어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감상평을 나누는 경우도 많아 입소문을 통한 영화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