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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약 3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추가로 발표하면서 그동안 주가의 발목을 잡아온 외국인 수급에 변화가 생겨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28일 공시를 통해 다음날인 29일부터 오는 4월28일까지 총 2조9,895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매입 대상은 보통주 210만주와 우선주 53만주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주주 가치 제고 차원에서 총 11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1차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3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보통주 223만주와 우선주 124만주 등 총 4조2,528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했다. 자사주 소각으로 줄어든 삼성전자 상장주식은 29일 변경 상장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삼성전자의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방침이 지난 1차 자사주 매입 기간에 벌어진 외국인 매도 공세를 재현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차 자사주 매입 기간 동안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해 총 3조8,344억원어치를 내다 팔며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이는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의 외국인 순매도금액(6조1,389억원)의 60%를 웃도는 금액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차익실현의 기회로 작용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1차 자사주 매입 기간 동안 이미 외국인이 4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팔아치운 데다 중국 알리바바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 편입 등 대외 악재가 해소된 만큼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 공세도 잦아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차 자사주 매입 기간에는 알리바바의 MSCI 신흥국지수 편입에 따른 한국시장 비중축소 등 부정적인 대외환경이 겹치면서 외국인 매도 규모가 거세진 측면이 있다"며 "당분간 외국인이 추가로 대규모 매도 물량을 쏟아낼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의 외국인 수급 흐름에도 변화가 생길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310억원어치를 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