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래 없는 저유가 시대에도 불구하고 대표적인 저유가 수혜주로 꼽히는 항공주 주가는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쟁심화와 원화약세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인데요. 김혜영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항공주는 대표적인 저유가 수혜주로 꼽힙니다. 전체 비용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육박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국제유가는 12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며 배럴당 30달러선 아래의 초저유가 시대에 직면했습니다.
국제유가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지만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주는 최근 1년 최저가를 전전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1년 사이 주가가 42.79% 하락했고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기간 43.18% 떨어졌습니다.
저유가와 여객 수요 회복만 놓고 보면 항공주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지만 실제 주가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항공주가 이처럼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환율입니다. 국내 항공사는 항공기를 미국, 유럽 등지에서 수입(임대)해 쓰기 때문에 외화부채가 많습니다. 달러 강세 땐 그만큼 빚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1년 전 1070원대였던 원달러환율은 올 들어 1,200원을 넘어섰습니다.
[인터뷰] 송재학 / NH투자증권 연구원
“국제유가 1달러 하락시 대한항공 300억 아시아항공 140억 유류비 절감 효과 그리고 원달러환율 10원 올라가는 원화약세 시 대한항공 200억 아시아나항공 130억 (외화환산손실을 보게 됩니다)”
항공사들은 유류비와 정비비, 보험비 등의 비용 대부분을 달러로 결제하고 있어 환율 움직임에 따른 실적 변동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항공 여객수는 늘고 있지만 저가항공까지 가세하며 고객 확보를 위한 항공사 간 경쟁도 심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항공관계자
“저가 항공사들이 워낙 많다보니 경쟁이 심한 것도 티켓가격이 빠지는데 일조를 하거든요. 단거리에서는 아시아나나 대한항공은 힘든 상황이에요”
저유가에 비상할까 했던 항공주는 오히려 강달러와 경쟁심화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서울경제TV 김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