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외국인 통합계좌' 증시 개방 24년만에 허용

5월부터… 국내 주식투자 쉽게

해외 증권사와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다수 투자자의 매매를 통합 처리할 수 있도록 '외국인 통합계좌'가 허용된다. 국내 증시가 외국인에게 개방된 지 24년 만에 이뤄지는 외국인 투자등록제도의 개편으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선진국지수 편입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31일 외국인 통합계좌를 오는 5월부터 허용해 해외 개인 및 기관투자가,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국내 주식투자 편의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관련 규정 개정과 시스템 구축 후 5월부터 외국인 통합계좌를 일부 외국계 증권사와 운용사를 상대로 시범 운영하고 내년부터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수많은 펀드를 운용하면서 국내 투자 시 각 펀드별로 계좌를 만들어야 했지만 앞으로는 한 계좌에서 모든 펀드의 주식 주문과 매매·결제를 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해외 개인과 법인·연기금은 각각 국내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지 않아도 메릴린치나 HSBC 등 익숙한 글로벌 증권사의 통합계좌를 통해 국내 주식을 사고팔 수 있게 됐다. 금융당국은 외국인 통합계좌 도입으로 해외 금융회사의 투자자 유치기반이 강화돼 외국인의 국내 증시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투자등록을 마친 외국인 개인투자자는 1만명에 달해 전체 등록 외국인의 25%에 이르지만 보유 주식잔액은 1조4,000억원으로 전체 금액의 0.16%에 불과하다.

금융위는 다만 해외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통합계좌를 통해 주식거래를 하더라도 실제 거래주체가 누구인지는 결제 후 2일 내 금융감독원에 보고하도록 해 외국인 투자자금에 대한 실질적 모니터링 기능은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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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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