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강경모드 속에 기합의된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북한인권법 등 법안 뿐 아니라 노동개혁 4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테러방지법 등 시급한 쟁점법안의 향방이 불투명해지면서 당과 정부, 청와대가 머리를 맞대고 ‘전략회의’에 나서는 것이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1일 기자들과 만나 “정책조정협의회에서 노동개혁 4법을 비롯한 쟁점법안들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 주재로 열리는 이날 회의에는 당에서 김정훈 정책위의장과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정부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청와대에서 현정택 정책조정수석·안종범 경제수석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여야는 이날 오후 정의화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대표 회동을 할 예정이었으나, 여당이 정책조정협의회 후로 연기하자는 뜻을 전해 오면서 하루 연기됐다. 현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당 지도부가 소집했던 비상 의원총회도 하루 미뤄졌다.
당정청으로서는 야당의 ‘몽니’를 뚫을 특별한 방법이 없어 애가 타는 상황이다. 여당은 앞선 여야 합의를 무기로 야당을 압박할 예정이지만, 정 의장을 설득해 직권상정을 통한 처리에 성공하더라도 이후 핵심 쟁점법안인 노동 4법 등의 원만한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여당은 야당을 상대로 선거구 획정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을 포함한 ‘일괄 타결’ 시도에 거듭 집중할 전망이다. 협상 결렬에 대비해 3일~5일 사이 직권상정을 통한 일부 법안의 단독처리를 위한 당 소속 의원들의 비상대기령도 내린 상태다. 하지만 원샷법이 이날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의에 자동상정 된 만큼, 북한인권법 만을 위한 직권상정에 지나치게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신중론도 내부에서 나온다.
당 관계자는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야당은 정치적 반대로 경제의 발목을 잡겠다는 것인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시간이 얼마 없는 만큼 정 의장과 당 지도부가 ‘결단’을 내릴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