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외국인 1800억 이상 순매수 '셀코리아' 마침표인가 쉼표인가

주요국 추가 양적완화 속 유가도 하방경직성 강화

수급 개선 기대감 고조

G2 경기둔화 우려 등 펀더멘털 이슈 해소 안돼

"사자전환 아니다" 분석도

사상 최장 연속 순매도 기록까지 세웠던 외국인의 '셀 코리아(Sell Korea)'가 변곡점을 지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은 1,854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12월2월부터 지난달 26일까지 정규시장에서 37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하던 외국인은 지난달 27일 330억원을 순매수하며 최장 순매도 행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튿날인 28일 다시 158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날 1,8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면서 외국인 수급이 안정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조심스럽게 등장하고 있다.

증권가는 대체로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은 아니더라도 추세적인 순매도는 끝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양적완화 방침을 내비친 데 이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동결했고 일본은행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는 등 글로벌 정책공조가 투자자들의 심리개선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요 중앙은행 수장들이 경기부양에 대해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하면서 투자심리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며 "주요 중앙은행의 이 같은 정책이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경향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33달러를 회복하는 등 국제유가의 반등과 낮아진 원·달러 환율 변동성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정책공조에서 시작된 유가의 하방경직성 강화와 원·달러 환율 안정 등의 변화가 지속될 것"이라며 "국내주식 매도를 주도했던 중동·유럽계 자금의 매도압력이 유가와 환율의 변화를 계기로 완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코스피 시장의 외국인 수급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요2개국(G2)의 경기둔화 등 펀더멘털 이슈가 해소된 것은 아닌 만큼 외국인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정점은 지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부진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다시 나온데다 유가에 대한 뚜렷한 반전 시그널이 없어 완전히 순매수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부진한 미국의 경기지표 때문에 다음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금리인상 확률은 낮아졌지만 큰 그림에서 볼 때 미국의 경기 둔화는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를 억누를 수 있어서 반갑지 않은 존재"라며 "특히 조만간 발표될 미국의 1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부담"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주가를 누르는 또 다른 요인인 공매도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초·중순 코스피의 공매도 비중은 9.97%까지 상승해 한국거래소가 공매도 자료를 전산화한 지난 2004년 이래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으나 지난달 27일 6.74%로 내려앉은 데 이어 5.70%(28일), 3.31%(29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공매도는 통상 향후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투자활동에 나서는 것으로 주식을 빌려서 미리 판 후 주가가 하락하면 해당 주식을 사들여 빌린 공매도 주식을 상환해 시세차익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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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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