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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사는 집, 오피스를 다 연결하는 커넥티비티(connectivity) 기술이 늘어나는 게 (조만간 이런 일이) 현실화될 것 같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지난달 11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북미 국제오토쇼' 전시장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를 둘러본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올 초 열린 CES의 주인공은 단연 '스마트카'다. 며칠 후 디트로이트에서 개최된 모터쇼를 '빛바랜 축제'로 전락시킬 만큼 '세계 최초' 스마트카 기술은 디트로이트가 아닌 라스베이거스 CES 현장에서 공개됐다.
기아차 역시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기반 신기술과 자율주행 관련 기술 개발 로드맵을 CES에서 선보였다. 현대모비스는 가전전시회에 국내 부품 업계 최초로 참가해 운전자지원 시스템(DAS)과 커넥티드카 기술 등 자사 기술력을 뽐냈다.
현대차가 애플을 비롯한 정보기술(IT) 업체와 협업을 시작한 데도 이 같은 추세가 반영됐다. 정 부회장은 글로벌 기업들의 합종연횡에 대해 "저희는 어느 회사와도 항상 오픈이고 열려 있다"며 "기회가 되면 당연히 협력해야 하는 것이고 지금 이야기하는 곳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스타트업 회사 중에도 좋은 곳이 많으므로 같이 협력해 좋은 그림을 그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스마트카 관련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암시했다.
현대·기아차는 앞으로 출시될 차량들에 스마트카 기술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관련 기술을 확보한 기업과의 M&A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차는 우선 법적 문제로 국내 출시가 어려운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와 달리 애플 '카플레이'를 국내에 출시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오토의 지도 사용과 관련해 여러 제약이 많지만 카플레이는 이미 국내에 출시된 타사 차종에도 적용돼 조만간 현대차 차량에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대차와 함께 기아차도 자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우보3'에 안드로이드 오토와 카플레이를 통합, 이를 올해 초 미국에서 출시하는 '신형 스포티지'에 적용해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차는 오는 2030년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첫 단계로 2018년까지 2조원을 관련 기술에 투자한다.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주변 물체를 인식하는 레이저레이더(LiDAR)는 물론 각종 IT와 전자장비가 필요하다. 현대차의 그룹 내 부품사인 현대모비스가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자체기술 개발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플랫폼·소프트웨어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욱 활발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선우명호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스마트카 기술은 제조회사뿐 아니라 IT 기업, 나아가 각국 정부까지 큰 관심을 가진 분야"라며 "이미 관련 기술을 선진국이 선점한 상황에서 현대차와 국내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