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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금융 당국의 보험 가격 자율화 조치에 따라 예고됐던 대로 보험사들이 새해 들어 일제히 실손의료보험상품의 보험료를 인상했다. 손해율이 계속 악화하면서 지속되고 있는 실손보험 부문의 적자를 줄이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게 보험사들의 설명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생·손보사들이 판매하는 실손보험 보험료가 대폭 인상됐다.
손보 업계에서는 1위 사인 삼성화재가 올해 신규 계약분에 대한 실손보험료를 평균 22.6% 올렸고 현대해상과 동부화재도 각각 27.3%, 24.8% 인상했다. 또 KB손보와 메리츠화재·한화손보 등은 17.7~19.5% 정도 보험료를 상향 조정했다. 가장 많이 인상한 곳은 흥국화재로 인상률이 44.8%에 달했다. 흥국화재 관계자는 "그간 보험료가 타사 대비 지나치게 낮아 이를 조정하는 차원이었다"며 "보험료 인상은 금융 당국의 사전 인가를 받았고 이번 인상으로 타사와 보험료가 비슷해졌다"고 설명했다.
생보사들도 실손보험료 인상에 동참했다. 삼성생명이 22.7% 인상한 것을 비롯해 교보생명은 23.2%, 한화생명은 22.9%를 올렸다. 이 밖에 동부생명 21.0%, 농협생명 20.7%, 알리안츠생명 19.0%, 신한생명 18.8%, 미래에셋생명 18.6%, 흥국생명 17.5%, DGB생명 16.9%, 동양생명 15.4% 등의 인상을 공시했다.
실손의료보험은 국민의료비 중 건강보험공단이 보장하지 않는 급여 본인부담금과 비급여의료비를 보장하는 상품으로 매년 비급여 의료비가 증가하면서 보험사들의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실제로 실손보험료 손해율은 손보 업계 상위 8개사를 기준으로 2011년 122%, 2012년 126%, 2013년 131%, 2014년 138%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또 이들 8개사가 2014년 한 해 동안 지급한 보험금은 4조원이 넘지만 실손의료보험 순보험료는 이보다 1조원가량 적은 3조원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실손보험 손해율이 악화되면서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보험료를 대폭 인상한 것 같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이번 인상으로 겨우 숨통이 트이게 된 정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