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카카오 신용카드'가 몰고 올 금융 변화 심상치 않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혁신 바람이 신용카드로까지 번질 조짐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카드사 인허가 지침을 바꿔 '금융·전산업 종사 직원 300명 이상, 점포 30개 이상' 기준을 인터넷은행에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진입장벽이 사라지자 카카오는 연내 면허를 신청한 후 수수료를 낮추고 혜택은 높인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전략을 세웠다. 결제대행 업체가 필요없는 기술로 약 2%의 관련 수수료를 없애고 이용 수수료도 줄여 고객과 가맹점에 각각 결제금액의 1%씩 돌려준다는 게 핵심이다. 수수료로 먹고 살아온 결제대행 업체나 카드사에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변화의 바람은 이게 전부가 아니다. 카카오 카드의 등장은 카드사와 제휴하지 않고도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것뿐 아니라 성패의 무게추가 기존 가맹점 인프라에서 정보기술(IT)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볼 수 없던 혁신적이고 다양한 디지털 지급결제 서비스가 나타날 수도 있다. 지난해 11월 카카오가 인터넷은행 청사진을 발표하면서 스마트폰으로 고객과 가맹점을 직접 연결하는 '앱투앱' 서비스와 현금이 아닌 포인트를 선택할 경우 추가 혜택을 부여하겠다고 밝힌 것 등은 시발점일 수 있다. 기존 카드사들이 모바일카드 따위로 이러한 혁신의 회오리에 맞설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히려 카카오 같은 플랫폼 업체에 종속될지 모른다는 분석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빛이 있는데 그림자가 없을 리 없다. 첨단기술로 무장한 핀테크가 위세를 떨칠수록 결제대행사와 카드사를 포함한 기존 금융기관들은 위축될 게 불 보듯 뻔하다. 기술이 인력을 대체하면서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금융혁신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국내 금융기관들이 시대의 흐름을 읽고 변신하는 것만이 유일한 대응책이다. 정부도 핀테크로 고용시장이 충격을 받지 않도록 묘안을 짜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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