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정상적 판단능력 유지… 성년 후견은 필요없어"

신격호 총괄회장, 건강이상설 불식 위해 법정 출석 강행

롯데가(家) 신동빈·신동주 형제의 경영권 분쟁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상태에 대한 다툼으로까지 번진 가운데 신 총괄회장이 3일 직접 법정에 출석해 "내 건강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신격호 성년 후견인 개시 심판 청구'에 대한 첫 심리기일에 참석한 신 총괄회장은 여전히 정상적인 판단능력을 유지하고 있어 성년 후견이 필요 없다는 뜻을 밝혔다. 당초 신 총괄회장은 이날 재판에 나오지 않을 예정이었지만 자신의 건강 여부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중요한 변수로 떠오름에 따라 건강이상설을 불식시키기 위해 94세의 노구를 이끌고 법정 출석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재판은 지난해 12월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씨가 "오빠의 정신건강이 정상이 아니라서 성년 후견인을 지정해달라"고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성년후견제도는 치매·고령 등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후견인을 지정해 사무를 돕고 의사결정을 대신하도록 한 제도다.

만약 법원이 "신 총괄회장은 성년 후견인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리면 그는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어 의사결정에 제약이 따르는 사람'이라는 점이 공식화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신 총괄회장의 뜻임을 강조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압박해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입지는 상당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신 전 부회장도 이날 법정대리인을 통해 아버지의 정신건강이 정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 근거로 신 총괄회장의 최근 언행을 담은 동영상·녹취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은 아버지의 판단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맞섰다.

법원은 앞으로 신 총괄회장 본인에 대한 조사는 물론이고 의료기록, 주변인들의 증언 등을 종합해 성년 후견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최종 판결까지는 3~6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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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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