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IB&Deal] 벤처투자시장 신흥VC가 뜬다

정부 지원 벗어나 자금 모집부터 투자 대상 기업·지역까지 차별화


스트롱벤처스, 실리콘밸리서 익힌 노하우 국내시장 접목

포메이션8, LS家 구본웅 대표가 설립… 해외시장 진출

DSC인베스트, IT서 농업·음식까지 포트폴리오 다양화

케이투인베스트, 강점인 세컨더리펀드에 투자 확대 계획


최근 신생 벤처기업(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자금줄 역할을 하는 벤처투자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업계의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벤처캐피털(VC)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과거 VC들이 정부·정책금융기관의 자금지원에 의존한 채 보수적인 투자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투자자금의 모집에서부터 투자 대상 기업과 지역에 이르기까지 차별화에 나서면서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4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벤처투자의 신규 투자액은 2조858억원으로 1년 전(1조6,393억원)보다 27.2% 증가했다. 이는 중기청이 벤처펀드 투자실적 통계를 작성한 지난 1998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벤처 붐이 한창이던 2000년 최고치(2조211억원)를 15년 만에 뛰어넘은 것으로 국내 벤처투자 시장은 최근 들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이런 양적인 성장과 함께 국내 벤처투자업계에는 그동안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특색 있는 VC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익힌 투자 노하우를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 접목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배기홍 대표가 이끄는 스트롱벤처스는 요즘 업계에서 주목받는 VC다. 배 대표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원에서 공학석사를 취득한 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던 중 현장을 직접 경험하기 위해 벤처투자업계에 뛰어들었다. 그가 이끄는 스트롱벤처스는 사명에서 드러나듯이 젊고 열정 있는 창업가들이 '단단한' 벤처기업(strong ventures)을 만들 수 있도록 종자 투자금 및 멘토링을 제공한다. 배 대표는 "벤처의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돈'이 아니라 사업 전반적인 분야에서의 지식·경험 전달과 조언"이라는 투자철학을 강조한다.

LS가(家) 장손인 구본웅 대표가 설립한 포메이션8은 지난해 사명을 포메이션그룹으로 바꾸고 국내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공룡벤처인 옐로모바일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하면서 주목을 받은 포메이션그룹은 올해 1월 크라우드소싱 플랫폼 신생 벤처기업인 마이뮤직테이스트(MMT)에 다른 투자사와 함께 약 1,000만달러를 투자했다. 2012년 설립 이후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과 국내 스타트업·벤처기업 중심으로 투자했던 포메이션그룹은 최근 국내 중소·중견기업은 물론 아시아 지역으로 투자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신동식 포메이션그룹 한국지사장은 "앞으로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 전반으로 투자 대상을 확대해 기술력 있는 기업에 투자할 것"이라며 "글로벌 네트워크가 잘 갖춰져 있어 투자자금은 해외에서 대부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바이오 분야에서 확고한 영역 구축에 성공한 DSC인베스트먼트는 농업과 음식 분야로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선다. DSC는 2013년 카카오에 22억원을 투자한 후 1년 반 만에 100억원을 회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옐로모바일에 25억원을 투자했다. 윤건수 DSC 대표는 "자동차 자율주행, 드론, 가상현실(VR) 관련 기술을 가진 국내 기업이 드문데 초기에 이들 기업을 발굴해 투자할 예정"이라며 "지난해 800억원의 펀드를 모집했고 올해는 이 중 약 5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제약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케이투인베스트먼트도 강점인 세컨더리펀드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세컨더리펀드는 개별기업이 아닌 벤처펀드 출자자의 지분을 인수하는 펀드로 케이투가 2013년 관련법 개정 이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국내에서 세컨더리펀드를 통해 투자한 엠지메드·민앤지·제노포커스·아이쓰리시스템 등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모두 증시에 상장했다. 케이투는 올해 2호 세컨더리펀드를 830억원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다. /서민우·지민구기자

ingagh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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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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