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과연 설 명절에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것인가. 일본 아사이신문이 미국 국방부 당국자를 인용해 “미사일에 연료 주입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5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그 진위와 발사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 군 당국은 5일 오후 5시 10분 현재까지 “진위 여부를 파악 중이며 제한적으로 답변할 수 밖에 없다”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 확인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발사대 주변에 가림막을 둘러 놓아서 고성능 인공위성으로도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일본 언론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발사시기는 언제가 될까. 우선 연료 주입에 1~2일 소요된다. 다음에는 산화제 주입. 장거리 로켓이 대기권을 벗어나 외기권과 우주를 비행할 때 연소에 필요한 산소가 없기 때문에 산소 역할을 해줄 산화제를 추가로 투입하는 데 하루가 또 걸린다. 2~3일이면 발사 준비가 끝날 수 있다. 오는 7, 8일부터는 카운트 다운에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바로 발사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일본 언론의 보도가 사실이라는 전제 아래 확실한 것은 명절 연휴 기간 중간 혹은 끝 무렵부터는 언제든지 발사 가능한 상태로 돌입한다는 점이다.
다음 관심사는 연료 주입이 끝난 상태에서 발사 시점 선택이 얼마 동안 이어질 수 있냐는 점이다. 서구권 로켓의 경우 산화제가 연료를 부식시킬 수 있기에 장기간 보관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북한이 산화제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적연질산’을 이번에도 주입한다면 발사 대기 기간이 수개월 이상으로 길어질 수도 있다.
적화질산은 우리 군 당군이 지난 2012년 서해에서 수거한 북한의 ‘은하 3호 로켓’ 잔해에서도 검출된 산화제로 실온 상태에서도 액체 연료를 거의 부식하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다. 가격까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지만 독성이 강해 미국은 1980년, 러시아도 2000년부터는 사용을 금지했을 정도다.
정리하면 빠르면 명절 연휴 기간에, 길면 수 개월 뒤에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료주입이 시작된 이상 북한이 발사를 도중에 접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다. 연료를 주입한 이상 미사일 본체와 연료, 산화제에 투입한 비용을 상회하는 반대 급부가 없는 한 언제든 발사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국제사회에서 제재만 논의될 뿐 보상은 전혀 거론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북한이 포기를 선택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는 데 드는 전체 비용은 최대 8억 5,000만 달러, 액체연료와 산화제, 로켓 본체 가격만 따져도 수백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