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는 5일 현대상선에 대해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두 계단 하향하고 ‘하향 검토’ 대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신평은 현대상선의 신용등급 강등 배경에 대해 최근 발표한 자구안이 크게 미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용건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자산매각 및 긴급 유동성 마련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금 규모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에 대응하기에 미흡하다”고 말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제시한 용선료 인하와 채무 재조정 등의 방안도 실현 가능성과 시기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높고 기존 채권자의 권리를 손상 시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신평은 현대상선에 대해 “정부 및 채권단의 해운산업 지원방안이 부재한 가운데 지속 되고 있는 업황 부진으로 영업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며 “단기 위주의 과중한 재무부담으로 자체적인 유동성 대응능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현대상선은 오는 4월 2,208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예정돼 있으며 7월에도 2,992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만기 상환하거나 차환 발행해야 할 공모 회사채는 총 3,600억원이다.
현대그룹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증권 등 금융 계열사 매각 △벌크 전용선사업부와 부산신항만 지분 매각 △사재 300억원 출연 △현대증권 지분 매각 및 담보대출로 700억원 조달 등의 자구책을 내놓은 바 있다.
이처럼 현대상선의 구조조정 가능성에 의문이 계속 제기되면서 이날 회사채 가격도 다시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9월10일 발행한 4년물 ‘현대상선186’의 가격은 장내 채권시장에서 전날보다 346원(5.49%) 떨어진 5,947원에 마감했으며, 장중 7.82%까지 하락폭을 키우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최저치인 3,990원까지 떨어졌던 현대상선의 회사채 가격은 최근 들어 회생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지난 1일에만 19% 상승하는 등 강세를 보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