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을 거쳐 금감원에 투신한 주 전 부원장은 2008년부터 은행 담당 부원장보를 맡아 2013년 초까지 부원장을 지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보다 수습과 대응에 금감원이 더 기여했다는 평이 나올 정도로 그의 전문성과 리더십을 기획재정부와 금융위 관료들도 인정한다. 금감원 출신 중 첫 원장이 나오면 ‘주재성’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후배들의 믿음도 강하다. 퇴직 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를 맡다 지난해 국민은행 감사로 사실상 내정됐지만 후배들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 끝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4년 증권감독원에 입사해 한 우물을 판 김 전 부원장은 금감원에서 기업공시제도실장, 자본시장조사1국장, 금융투자서비스국장 등을 거치며 검사와 감독, 제도 등 증권 전 부문에 정통하다. 2011년 초 금융투자 담당 부원장보에 오른 그는 다음해 자본시장 전체를 총괄하는 부원장에 올랐지만 2013년 말 동양 사태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당시 상당수 관련 인사들이 책임 회피에 급급했던 모습과는 대조돼 큰 인상을 남겼다는 게 감독원 직원들의 전언이다. 금감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김 전 부원장은 재취업 제한기간인 2년간 단 한 번도 자리를 얻으려고 무리하지 않았다” 며 “조직과 후배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금융 관련 회사의 대표 등도 마다하고 관련성이 적은 로펌을 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