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CU 질주 이끈 홍석조의 '혁신 본색'



GS·롯데 공룡 틈바구니 속 작년 매출 4조 업계 1위 지켜

상반기 점포 1만개 돌파 눈앞

日 훼미리마트와 결별 후 브랜드·사명 교체 초강수

자체 상품硏서 제품 개발… PB 차별화에 역량 집중

백종원 도시락 등 대히트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불황과 시장포화로 내홍을 겪고 있는 유통업계서 지난해 30% 가까이 성장한 매출 4조원대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GS·롯데 등 유통공룡의 틈바구니 속에서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편의점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CU는 올 사상 최초로 상반기 점포 1만 개 돌파는 물론 PB상품 확대 등을 통해 더 질주할 예정이어서 2014년 상장 당시 홍석조(사진) BGF리테일 회장이 내걸었던 '2020년 매출 10조원' 청사진 실현도 멀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11일 BGF리테일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28.7% 증가한 4조3,343억원, 영업이익은 47.9% 늘어난 1,836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나홀로 승승장구의 배경에는 홍 회장의 '혁신 경영'이 자리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BGF리테일은 2007년 고검장 출신인 홍 회장이 경영 일선에 뛰어든 후 고속성장했다. 2007년 3,700여개에 불과했던 점포 수는 홍 회장 취임 3년 만에 5,000개를 돌파해 업계 1위를 굳혔고, 9,000호점을 내기까지는 불과 5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법조인에서 경영인으로 옷을 갈아입을 당시만 해도 그를 보는 업계 시각은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범 삼성가의 경영 본색은 시간이 지날수록 발현됐다. 대외 활동은 소극적이었지만 결단은 과감했다. 2012년 6월 브랜드명부터 회사이름까지 다 갈아치워 새 출발을 알린 게 대표적이다. 보광훼미리마트의 편의점 브랜드 훼미리마트가 22년간 사용하던 이름을 버리고 CU로, 사명도 BGF리테일로 변경했다. 당시 점유율 1위 기업의 갑작스러운 브랜드 변경 소식에 업계는 놀랐지만,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다. 위험을 감수한 독자 생존이었지만, 해외 진출 및 신사업 투자에 적잖이 걸림돌이 됐던 일본 훼미리마트와 결별하면서 수십억 원의 로열티 절감도 이루는 등 사업 유연성은 더욱 좋아지게 됐다. 2012년 일본 훼미리마트 간판을 내리고 CU 독자 브랜드를 내건 바로 이듬해 매출 3조원 시대를 열며 다시 한번 업계를 놀래켰다.

독립 후 회사는 홍 회장의 '혁신 경영' 방침 아래 더욱 불붙었다. 홍 회장은 매주 편의점 도시락을 직접 맛보며 품질을 챙기는 등 자체 브랜드(PB) 역량 강화에 힘을 쏟았다. 경영 일선에 한 발 물러선 지금까지도 주 1회 임원들과 도시락 식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전언이다. 가까이 있어 찾는 편의점이 아니라 차별화 아이템을 지녀야 독자 생존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홍 회장은 도시락을 필두로 한 히트 PB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편의점 업계 처음으로 선보인 '상품연구소'가 그 결과물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BGF리테일 본사 별관에 마련된 182㎡ 규모의 이 연구소는 테스트키친·레시피 연구실·모니터링룸 등 7개 연구실을 갖춰 제품 기획부터 개발 검토까지 한번에 이뤄지는 원스톱 연구개발 시설이다. 지난해 말 출시돼 2주 만에 100만개 넘게 팔린 백종원의 '집밥 같은 품질의 도시락'도 이곳에서 탄생됐다.

업계도 이처럼 양적·질적 성장을 고루 이어가고 있는 BGF의 성장세에 호의적이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간편조리식·도시락·커피 등의 질적 성장과 더불어 최다 점포를 거점으로 한 핀테크 채널로서의 잠재 성장성도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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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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