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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후에는 자녀들이 부모님의 질환 및 증상에 대해 묻는 경우가 많다. 특히 '어깨가 돌을 올려놓은 것처럼 무겁고 통증 때문에 잠들기 힘들다'는 등의 어깨 통증에 관한 문의가 많다.
어깨 통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특별한 외상이 없는 한 퇴행성 변화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누구나 나이를 먹듯 부모님의 어깨 관절도 퇴행성 변화를 피해가기 어렵다. 대표적 퇴행성 변화에 따른 어깨 질환이 어깨 회전근개 힘줄 손상인데 비교적 잘 알려진 오십견과 증상이 비슷하다. 오십견은 자력이나 타인의 도움으로도 팔을 들어 올리지 못하지만 회전근개 힘줄 손상은 통증은 있지만 팔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차이가 있다.
특히 밤에 통증이 심하고 들고 있던 물건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으면 오십견보다는 어깨 회전근개 힘줄 손상일 가능성이 크다. 회전근개 힘줄 손상은 반복적인 어깨 사용으로 어깨 힘줄이 약해지면서 염증이 나타나고 견봉이라는 어깨뼈가 두꺼워져 힘줄과 주변 조직에 자극을 주면서 증상이 악화되는 질환이다.
당뇨나 갑상선 질환과 같은 내분비계 질환이 있다면 힘줄의 퇴행성 변화 속도가 더 빠르다. 이러한 퇴행성 변화들이 통증과 함께 어깨를 굳게 만들고 그로 인해 어깨 활동 범위가 줄어들면서 어깨가 강직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힘줄에 염증이 생겨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어깨뼈가 붙어 있는 부착 부위에서 힘줄이 떨어져 파열로 이어진다. 전형적인 회전근개 질환 환자의 통증은 주로 어깨 앞쪽 부위에서 나타나고 팔을 들어 올리거나 내릴 때 통증이 유발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수면 중 통증이 심하거나 아픈 팔 쪽으로 눕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어깨 힘줄과 연골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초음파·자기공명영상(MRI) 등의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파열이 있더라도 통증이 약하다면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가 우선이며 정기적인 영상 검사로 힘줄의 파열 크기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통증이 2~3개월 정도 지속되고 힘줄 파열 부위의 두께 기준으로 50% 이상 파열이 있다면 환자의 직업, 활동성, 선호하는 운동, 생활습관 등을 고려해 수술을 해야 한다. 이때 환자가 젊고 활동적인 환자라면 30% 이상의 부분파열이라도 적극적으로 수술을 시행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한 번 파열된 힘줄은 시간이 지날수록 파열 부위의 크기가 커지고 근육 자체의 퇴행성 변화도 더 빨라져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깨 통증은 관절의 퇴행성 변화가 빨라지는 중장년층에게 흔히 나타난다. 만약 부모님의 어깨 통증이 갑자기 심해졌다면 이미 오래전부터 힘줄 손상이 진행되고 있었던 셈이다. 회전근개 힘줄 손상은 방치할 경우 파열로 이어질 수 있으며 파열된 힘줄은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는 만큼 정확한 초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