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잉글랜드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스페셜 선데이 매치’가 펼쳐진다. 1~4위의 맞대결 2경기가 하루에 열리는 것. 톱4끼리의 2경기가 같은 날 열리기는 EPL 역사상 6번째이자 8년 만의 일이다.
1위 레스터시티와 3위 아스널은 14일 오후9시(이하 한국시각) 아스널 홈구장인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격돌한다. 2위 토트넘과 4위 맨체스터 시티는 맨체스터 홈인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만난다. 레스터-아스널의 빅매치가 끝나고 2시간여 뒤인 15일 오전1시15분 시작이다. 현지시간으로는 2경기 모두 일요일 낮에 열린다.
EPL 팬들은 1-3위, 2-4위간 릴레이 매치만으로도 설렐 텐데 네 팀의 승점 차까지 박빙이다. 시즌 종료까지 13경기씩을 남긴 가운데 선두 레스터(승점 53)와 4위 맨시티(47점)의 격차는 불과 6점. 이대로면 EPL 역대 1-4위 최소 승점 차 신기록이 나올 수도 있다. EPL 기록은 7점이다. 결국 역대 가장 치열한 우승 경쟁 페이스 속에 톱4가 제대로 한판 붙게 된 셈이다.
◇벵거, 12년 전 ‘라니에리 트라우마’ 씻을까=아스널은 레스터를 5점 차로 추격하며 12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12년 전 EPL 무패 우승 신화를 썼던 아스널은 당시 유럽 챔피언스리그까지 제패할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8강에서 첼시에 졌다. 아스널은 지금까지 챔스 우승 트로피를 만져보지 못했다. 2004년 당시 첼시 감독이 바로 현재 레스터 사령탑인 클라우디오 라니에리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은 이번에는 EPL 우승으로 가는 가장 높은 고개에서 다시 라니에리와 맞닥뜨린 것이다. 벵거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라니에리는 “지난해 2부리그 강등을 이겨낸 경험이 남은 시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확히 1년 전 꼴찌(20위)였던 레스터는 막판 기적 같은 분전 끝에 14위로 마무리, EPL에 잔류한 뒤 올 시즌 태풍을 일으키고 있다. 라니에리는 “등반가처럼 아래를 내려다보지 말아야 한다. 발밑을 보면 흔들리는 법”이라며 선수들에게 평정심을 요구했다.
아스널은 지난해 9월 시즌 첫 대결에서 레스터를 5대2로 대파했다. 레스터 홈이었고 알렉시스 산체스가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역대 전적도 12승6무1패로 아스널이 크게 앞선다. 홈에서는 8승1무로 진 적이 없다. 하지만 지금의 레스터는 다를지 모른다. 최근 2경기에서 리버풀을 2대0, 맨시티를 3대1로 누르고 아스널 앞에 섰다. 2대5로 질 때 혼자 2골을 넣었던 제이미 바디는 18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케인 VS 아게로=토트넘-맨시티전은 해리 케인과 세르히오 아게로의 양 팀 해결사 대결로 더 흥미롭다. 둘 다 16개의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있다. 케인은 25경기 15골 1도움, 아게로는 18경기 14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부상으로 18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음에도 아게로는 순도 높은 골 행진으로 맨시티를 떠받치고 있다. 아게로는 리그 5경기 연속 득점에 도전하고 케인은 노리치전 2골 이후 2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할 태세다. 최근 질주가 무서운 토트넘은 맨시티마저 잡을 경우 55년 만의 우승 가능성을 한 뼘 더 키울 수 있다. 최근 리그 3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보태지 못한 손흥민도 출격 대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