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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마이너스 금리 도입 가능성을 검토는 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물론 경기부양 효과보다는 시장 혼란 등의 부작용이 더 큰 탓에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 대다수다. 하지만 미국 경제마저 침체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연준의 긴축 행보 지연은 물론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옐런 의장은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 마이너스 금리가 나타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대비 차원에서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실현 가능성에 대해 "미국의 제도적 맥락과 실효성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지난 2010년에도 마이너스 금리를 검토했지만 경기부양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법률 규정이 뚜렷하지 않은데다 소비 촉진보다는 시장 혼란 가능성이 더 커 실현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옐런 의장은 전날에 이어 "미 경제 침체 가능성은 가장 낮은 시나리오"라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일축했다. 그는 "최근 전 세계적인 주가 하락은 중국 위안화와 국제유가 움직임이 예상을 벗어나면서 세계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며 "미 경제는 고용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성장 경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통화정책은 사전 경로대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며 추가 금리 인상은 세계 경제 상황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연준이 당초 예고한 연내 네 차례 금리 인상이 힘들다는 뜻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의 시각은 더 비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9일 이코노미스트 6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추가 금리 인상 시기로 응답자의 60%가 오는 6월을 제시했다. 3월 금리 인상을 전망한 비율은 9%에 불과해 지난달 66%에서 급감했다.
특히 시장은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 등으로 미 경제도 침체로 나아가고 있다며 연준의 금리 인하에 베팅하고 있다. 이날 연방금리(FF) 선물시장은 올 3월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을 -6%, 6월과 9월은 각각 -7%, -14%로 내다보고 거래됐다. 이 확률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금리 인상보다 인하가 예상된다는 뜻이다. WSJ는 "최근 증시와 회사채 수익률로 추정한 미 경제 침체 가능성은 50%에 달한다"고 전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