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한국판 '위워크' 탄생이 불가능한 이유



"해외에서는 사무실 공유 임대업체인 '위워크(WeWork)'와 같은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100억달러에 이릅니다. 국내에서도 필요한 제도 개선 방안을 협의해나갈 계획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일 '부동산 서비스산업 발전방안'을 통해 '복덕방'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부동산 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을 내놓았다. 그중 하나가 바로 주거용·비주거용 건물 임대업과 개발 및 공급업 등도 벤처기업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보면 부동산 임대업 등은 벤처기업 대상 제외 업종으로 분류돼 있다. 벤처기업으로 지정되면 법인세·소득세 등의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위워크와 같은 부동산 스타트업 성공 모델을 만들기 위한 개선 방안이긴 하지만 실제로 '대박'이 탄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벤처기업 지정보다 더욱 필요한 제도 개선에 정작 국토부가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부동산 스타트업들은 '중소기업 창업지원법'상 부동산업이 투자 금지 업종으로 지정돼 있어 국내에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이 막혀 있다. 성공 가능성이 낮은 스타트업의 세계에서 부동산 분야는 국내 투자 유치까지 할 수 없어 생존 가능성이 더욱 희박하다.

하지만 국토부는 이번 발표에서 부동산업의 벤처기업 지정은 중소기업청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반면 중소기업 창업지원법 규정 개정은 아예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

국토부가 성공 모델로 꼽는 위워크는 지난 2010년 30만달러로 창업해 5년 만에 기업가치 100억달러로 성장했다. '잭팟'을 터뜨리고 있는 위워크도 2012년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 회사인 '벤치마크'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그렇다면 한국이었다면 과연 가능했을까. 위워크가 국내 업체였다면 투자 유치가 불가능해 아마 100억달러 가치의 기업 문턱에도 닿지 못했을 것이다. 부동산 스타트업이 처한 기본 현실조차 모르는 정책으로는 '한국판 위워크'의 갈 길이 아직 먼 듯하다.

/건설부동산부=권경원기자 naher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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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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