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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푸드가 정용진(사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식품본색'의 위용을 드러내며 종합식품기업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신세계는 올해 신세계푸드를 '매출 1조원'으로 키운 뒤 2023년까지 5조원으로 늘려 신세계백화점·이마트를 잇는 그룹의 3대 핵심 계열사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최근 한식뷔페인 '올반'과 별도로 간편식 브랜드인 '올반'을 론칭했다. 우선 신세계홈쇼핑을 통해 반응을 살핀 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물론 편의점까지 유통망을 넓힐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위드미, 스타벅스 등에 간편식을 공급하며 쌓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제는 독자 브랜드로 식품전문기업들과 정면승부를 벌이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푸드는 원래 급식 및 식자재유통, 외식사업에 주력해왔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계열사에 의존하는 탓에 그룹 내에서도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2013년 이마트가 출시한 식품브랜드 '피코크' 제조를 맡으면서 식품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냉동식품에서 시작해 국, 탕, 소스, 반찬 등 기존 식품업체에 뒤지지 않는 다양한 제품군과 뛰어난 품질까지 확보했다는 점도 신세계푸드의 강점이다.
최근엔 인수합병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10월 만두 제조업체 세린식품을 50억원에 인수했고 같은 달 글로벌 음료업체 스무디킹코리아의 한국 및 베트남 사업권을 170억원에 사들였다. 인수합병에 소극적이었던 신세계푸드가 광폭 행보에 나선 것은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려면 경쟁력 있는 기업을 조기에 확보하는 게 필수적이라는 정 부회장의 주문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의 시선도 달라졌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말 인사에서 이마트 식품본부장 출신인 최성재 부사장을 신세계푸드 대표에 선임하고 재무담당 이주희 상무, 간편식담당 강종식 상무보 등을 내려보냈다. 신세계푸드 전체 임원 8명 중 5명을 이마트 출신으로 한꺼번에 채운 것. 지난달에는 서울 회현동 메사빌딩에 있던 신세계푸드 본사도 이마트 본사가 있는 성수동으로 옮겼다. 신세계그룹의 한 관계자는 "한때 신세계푸드로 발령나면 좌천성 인사로 여기는 임직원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룹의 핵심 인력이 거쳐가는 요직이 됐다"고 귀띔했다.
지난해에는 1995년 창사 이래 20년 동안 고수해왔던 무차입경영 원칙을 깨고 1,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까지 발행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펼치려면 실탄 확보가 먼저라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9월에는 충북 음성에 615억원을 들여 식품제조공장도 설립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인력·자본·설비의 3대 요소에 대한 투자를 통해 최고 식품기업으로의 비상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는 얘기다.
남성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홈쇼핑을 갖춘 신세계그룹의 유통망이 신세계푸드의 최대 경쟁력"이라며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이 뒷받침된다면 식품업계의 신흥강자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