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구의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12월 2,396가구를 기록하며 그 전달(114가구)보다 무려 2,001.8% 증가했다. 대구의 아파트 가격 역시 지난해 10월 3.3㎡ 당 891만원에서 11월 893만원으로 상승한 이후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으로 오르지 않고 있다. 주택거래량도 급감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대구의 주택거래량은 2,035건으로 전년 1월(4,242건)에 비해 52% 가량 감소했다.
반면 신규 분양시장의 청약경쟁률은 여전히 전국 최고 수준이다. 지난 1월 대구에서 공급된 아파트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132.15대 1. 이는 전국 평균(9.62대 1)은 물론 서울 평균(22.74대 1)마저 크게 웃도는 수치다.
대구 주택시장이 이처럼 상반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청약경쟁률에 허수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지방의 경우 청약통장 가입기간 6개월, 6회 납입이라는 조건만 충족하면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아파트 청약에 당첨이 된 후 프리미엄이 붙지 않을 경우 계약을 포기하더라도 6개월이면 1순위 자격을 회복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무조건 청약을 넣고 보자는 심리가 강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대구 지역의 경우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12월 말 기준으로 한 가구도 없다. 결국 미분양 급증의 원인은 최근 분양한 단지의 계약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대구에서 미분양이 늘고 있는 것은 프리미엄이 붙는 로열층에 당첨되지 않은 수요자들이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실제 당첨된 직후 분양권에 프리미엄이 붙었는지 확인하고 매도하려는 수요가 많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