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무지(無知) 확인 여행

[발언대] 무지(無知) 확인 여행

임정혁 대한민국 바로알기 연구원장·전 법무연수원장




임정혁 대한민국 바로알기 연구원장·전 법무연수원장임정혁 대한민국 바로알기 연구원장·전 법무연수원장





하버드대학 박사인 미국인이 쓴 ‘한국인만 모르는 또 다른 대한민국’이란 책 제목에서 느낀바 있어 우리나라를 우리부터 잘 모르고 있음을 자각하자며 ‘대한민국 바로알기’의 중요성에 공감한 9명이 역사문화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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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로 중국 하얼빈을 다녀왔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조선의 외교권을 강탈하는 등 조선과 중국으로부터 침략의 주역으로 지목되는 이토 히로부미. 조선의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역사의 현장인 하얼빈 역사의 플랫폼은 잘 보존되어 있었다. 저격 당시 이토가 서 있던 자리와 안중근 의사께서 서 계시던 자리는 바닥에 타일로 표시되어 있었고, 하얼빈 역사의 금싸라기 땅에 마련된 안중근 의사 기념관도 관람객들이 가까이 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다.

같이 간 일행 중에 이토 히로부미가 누구인지를 모르는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고 부끄러웠지만 사형선고 당한 날이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와 겹치는 줄은 나도 처음 알았다. 1심 사형 선고 소식을 듣고 안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께서 항소포기를 권유하면서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라는 편지를 썼다는 사실을 아는 일행은 없었다.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한국이 아닌 중국 정부의 예산으로 건립되었고 현지에서 한국 못지 않게 항일 투쟁의 영웅으로 존경받고 있다는 사실도 새삼스러웠다. 하얼빈은 일제가 세균폭탄 제조를 위해 인체 생체실험을 한 731부대가 있었기에 항일의식이 남다른 곳이기도 하리라 추측해 보았다.

이번 역사 탐방에서 얻은 큰 소득은 나 자신부터 오늘의 자유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헌신한 우리의 선조들에 대하여 얼마나 모르고 살았는가, 얼마나 무관심 했는가, 얼마나 무지(無知)한가를 새삼스럽게 확인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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