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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동남아와 중남미 등을 중심으로 한 일부 신흥국펀드가 일본·유럽·북미 등 선진국 펀드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 중인 76개 동남아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2일 기준 1.9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2.24%)은 물론 일본펀드(-12.02%), 유럽펀드(-7.00%) 등 선진국펀드에 비해 우수한 성과다. 개별 펀드 중에서는 'KB아세안[자](주식)A' 펀드가 4.63%로 가장 수익률이 높았고 'JP모간아세안[자](주식)A' 펀드(3.47%), '신한BNPP봉쥬르동남아시아[자](H)(주식)(C-A1)' 펀드(2.97%) 등이 뒤를 이었다. 남미신흥국펀드의 1개월 평균 수익률도 1.77%로 수익률 방어에 성공하고 있다. '슈로더라틴아메리카[자]A(주식)C-A' 펀드(3.22%), '미래에셋라틴인덱스1(주식)C-A' 펀드(3.15%) 등이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동남아 국가들의 경우 국가적 경기부양책과 통화가치 방어의 성공이, 중남미는 수출 비중이 큰 원자재 가격의 반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지난달 1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고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등 부양책을 폈고 그 결과 자카르타 지수는 연초 대비 3.21%, 달러로 거래되는 MSCI인도네시아 지수는 7.95% 올랐다. 강효정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해외펀드운용팀 부장은 "외국인투자가들이 올 들어 중위험·중수익 차원에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신흥국 채권에 대한 투자를 유지하면서 이들 국가의 통화가치가 올라간 점도 성과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중남미 국가들의 경우 철광석 가격이 중국 칭다오항 수입가 기준 연초 대비 4.26% 오르는 등 일부 원자재 가격 상승이 펀드의 수익률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가 올해 저점인 지난달 26일 대비 6.92% 올랐고 멕시코 증시도 지난해 말 대비 5.31% 올랐다.
다만 신흥국 금융시장은 글로벌 경기상황에 따른 큰 변동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이머징, 아시아(일본 제외) 등 지역 펀드군에서는 모두 최근 한 달간 자금이 빠져나갔다"며 "신흥국 전반에 대한 외국인투자가들의 투자심리가 개선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