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최현철 이놈들연구소 대표 "손가락 통해 통화… 성공궤도 자신감"

블루투스로 연결… 손끝으로 진동… 귀에 대고 수신

시계줄 형태 밴드 '팁톡' 개발… 진동 생성, 손끝으로 퍼져 나가

손으로 데이터 전송 기술도 보유

삼성전자 근무, 사내 공모전 선정… 기업분사로 창업, CES서도 주목

하고픈 일 하면서 새 변화 이끌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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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줄 형태 밴드 '팁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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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가 온다. 검지손가락을 귀에 댄다. 손가락을 통해 소리를 듣고 밴드 마이크로 이야기를 하며 통화를 한다.

삼성전자 DMC연구소 출신 최현철(32·사진) 이놈들연구소가 만든 '팁톡'의 사용 방법이다. 시계줄 형태의 밴드 팁톡을 손목에 차면 특수하게 가공된 진동이 생성되고 이 진동이 손끝으로 퍼져 나가게 된다. 손끝으로 귀를 막으면 고막과 손가락 사이에 생긴 공간에서 진동이 증폭돼 소리를 듣게 되는 원리다. 전화 통화 기능 이외에도 각종 알람 기능과 헬스케어 솔루션 등 웬만한 스마트 와치의 기능은 다 갖췄다. 기존에 사용하는 시계가 있으면 시계 줄만 바꾸면 스마트 와치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최 대표는 16일 서울 강남구 선릉로에 있는 창업지원센터 디캠프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나 "올 상반기가 지나면 10만원대로 구매장벽을 낮춘 팁톡을 양산하기 시작해 일반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라며 "스마트 디바이스 등 각종 사물에 손을 대면 데이터까지 전송할 수 있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어 손끝으로 전화통화와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새로운 인터페이스 기기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팁톡은 삼성전자에서 시작됐다. 이놈들연구소는 삼성그룹에서 'C-랩(Lab)' 공모전에 아이디어를 내 연구지원과제로 선정돼 1년간 기술개발을 해 시제품을 만들었고 지난해 9월 삼성전자의 첫 스핀오프(기업 분사) 스타트업으로 법인 설립을 마쳤다. 최 대표는 "삼성전자에 다닐 때 스마트와치가 출시됐는데 얼리어답터인 친구가 자랑삼아 스마트와치로 여자친구와 통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민망한 이야기가 나와 당황한 적이 있어 사용자만 들릴 수 있는 통화 방법을 고민하면서 팁톡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C-랩 공모전에 5,500개의 아이디어가 나왔고 그 중 10개 과제 가운데 하나로 선정돼 삼성전자 내에서 사람을 뽑아 팀을 꾸렸고 1년 동안 개발공간과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며 "임직원들의 피드백을 받고 평가가 좋아 처음으로 스핀오프라는 제도를 통해 창업을 했고 창업 과정에서 삼성그룹사인 삼성벤처투자로부터 시드머니 투자를 받기도 해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됐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도움으로 지난 1월 '소비자가전쇼(CES) 2016'에서 삼성전자 부스 옆에서 해외 바이어들과도 만나 양산에 대한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최 대표는 "해외 바이어들은 우리 제품을 체험해 보고 자신의 나라에서 팔 수 있는 권리를 달라고 하는 등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곳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도 얻게 됐다"며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사용자들의 반응을 더 수집하고 자금도 더 수혈해 6~7월이면 국내 소비자에게도 판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양산 이후에는 손으로 만지면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현재는 소리를 전송하는 기술만 선보였지만 이미 사물을 만졌을 때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특허기술도 보유하고 있다"며 "근거리무선통신(NFC)은 사용하지 않아도 근처에 가면 사용한 것으로 기록되고 다른 기기를 태그해야 작동하지만 이 기술은 만지면 기술이 전송돼 그런 오류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나오면서 이번 프로젝트를 실패하면 다시 입사할 수 있는 조건이 있었지만 다시 들어가는 일 없이 이번 프로젝트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그는 "삼성전자에 있을 때는 수입이 많아 가족들과 모두 행복했었지만 창업에 대한 갈증과 좁은 업무 범위에서 일하는 점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며 "아직 수입은 발생하지 않아 걱정도 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팁톡을 성공궤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의 이름인 이놈들연구소(Innomdle Lab)는 '이노베이션 메들리 랩(Innovation Medley Laboratory)'의 줄인 말로 음악이 끝나기 전에 다른 음악이 나오는 메들리처럼 혁신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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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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