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중 다시 위안화 절하 용인?

이틀째 가치절하 흐름 이어가

中 경기둔화 지속 가능성에 시장선 장기적으로 약세 전망


중국이 17일 위안화 가치를 40일 만에 최대폭으로 절하했다. 헤지펀드와 통화전쟁을 벌이는 중국 당국이 최근 금융시장에서 위안화 약세 베팅 분위기가 조금 수그러들자 환율의 고삐를 다소 늦추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연초 이후 투기세력을 강력히 응징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했던 중국 금융당국의 전략이 일단은 효과를 발휘한 영향으로 보면서도 중국 경제둔화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위안화 약세에 무게를 두는 시각이 우세한 분위기다.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164% 올린 달러당 6.5237위안으로 고시하며 이틀째 가치절하 흐름을 이어갔다. 인민은행은 춘제 연휴 직후인 지난 15일 위안화 가치를 0.3% 올렸으며 춘제 직전에도 연이틀 위안화를 절상했다.

위안화 환율 변화를 주시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이틀 연속 절하된 위안화의 흐름에 다시 긴장하는 분위기다. 춘제 연휴가 끝나기 직전인 13일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가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투기세력에 대한 단호한 대처와 위안화의 안정된 흐름을 강조하는 발언을 한 후 세계 증시와 외환시장이 안정을 찾았지만 여전히 위안화 가치 급락의 불씨가 살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국으로서는 급격한 외화유출과 환투기 세력의 준동을 염려해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마냥 방치할 수만은 없지만 다른 한편으로 수출지표가 악화한 탓에 위안화 가치를 계속 떠받칠 수도 없다는 딜레마에 빠진 상태다. 지난 1월 중국 수출이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11.2%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경제둔화 추세가 시장의 예상보다 더 가파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점도 중국으로서는 부담이다. 싱가포르은행의 심모시옹 환율전략가는 "외환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최근 적극적인 공세보다 수세적인 위험회피 전략에 중점을 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6일(현지시간) "중국의 경제규모 대비 부채 급증이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압박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금리가 역대 최저로 떨어진 상황에서 기업들이 발 빠르게 외채상환에 나서 흥청망청 빚내기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엥탄 S&P 아시아태평양 국가신용등급 담당 이사는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위안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역내채권을 발행해 외채를 갚고 있다"면서 "앞으로 2∼3년간 역내차입 비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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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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