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정구현의 승마속으로] 하얀 눈위에 새겨진 발자국… 둥글수록 말과 하나된 흔적

<25> 예쁜 원 그리며 걷기

어깨 한쪽으로 쏠려 있으면 원 찌그러져

고개 진행방향으로 돌려 궤적 바라보고

양쪽 고삐·다리 동시 사용하는게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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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 입문 시절 원형 마장에서 원을 그리며 배우게 됩니다. 직진하지 않고 원을 도는 건지 궁금했을 겁니다. 원운동은 기본 운동으로 앞으로 말과 친해져 몸을 풀어주거나 다양한 운동을 할 때 유용합니다. 일직선으로 가는 것보다 몸에 자연스러운 굴곡을 만들어줘 스트레칭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사실 말은 몸 구조상 직진보다 원운동이 유리해 정확한 직진운동은 정말 어려운 기술에 속합니다.

원운동을 정확히 하는 데는 다양한 신호가 동원됩니다. 특히 예쁜 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며 실수하기가 쉽습니다. 예를 들어 왼쪽 원운동을 할 경우 초보자들은 대부분 어깨가 한쪽으로 쏠려 있거나 원심력을 이기지 못하고 안장 중심에서 왼쪽으로 밀려나 앉거나 왼쪽 고삐에 힘을 주게 되는데 이러면 원이 찌그러집니다. 기승자는 상체를 잘 세우고 한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지지 않게 몸의 균형을 잘 잡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도는 방향의 안쪽 다리로는 계속해서 추진을 줘 말이 자연스레 돌게 합니다. 예쁜 원을 만드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시선입니다. 직진 때는 정면을 보고 가지만 원 그리기에서는 고개를 살짝 돌려 말이 갈 곳(보통 1~2m 앞쪽)을 미리 쳐다봅니다. 시선을 미리 이동하면 자연스러운 원을 그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시선 처리는 무게중심 이동과 관련돼 있어서 앞쪽 궤적을 미리 봄으로써 말도 다음 동작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운동에서 고삐와 다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올바른 원 궤도에 머물 수 있도록 양쪽 고삐를 모두 사용하는 게 포인트입니다. 한쪽만 사용하면 한쪽으로 밀려 나가 원이 터지거나 안쪽으로 들어와 원이 찌그러지기 쉽습니다. 양쪽 다리 역시 동시에 사용해야 합니다. 기승자의 바깥쪽 다리로는 말의 몸 뒷부분이 바깥쪽으로 밀려 나가는 것을 막아주고 안쪽 다리는 안장 옆 배에 딱 붙여 지속적으로 추진을 줍니다. 양손으로는 균형을 잡도록 해야 합니다. 말이 빠져나가려고 할 때는 바깥쪽 고삐로 말의 목덜미에 지긋이 대줘서 바깥쪽으로 가지 못하게 해줍니다.

실력을 향상시키는 좋은 방법은 지름 10m, 20m로 다양한 크기의 원을 그리려고 노력하는 겁니다. 만일 나중에 대회에 나가거나 관련 자격시험을 치를 때도 도움이 된답니다. 가로 60m, 세로 20m의 마장마술 연습장에서 하면 더 좋습니다. 폭 20m를 기준으로 나누면 지름 10m, 20m의 원을 그리기 쉽겠지요. 먼저 마음속으로 원 궤도를 그리고 구간별 포인트나 기준을 정한 뒤 그 라인을 따라 끝까지 일정한 원을 계속 그려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막상 해보면 원이 자꾸 찌그러질 겁니다. 양쪽 다리의 힘이 불균등하기도 하고 원의 마무리 지점에서 자꾸 자세가 흐트러지기 때문입니다. 다시 강조하자면 가야 할 앞쪽을 보면서 다음 동작과 궤도를 상상하기 바랍니다. 큰 원에서 작은 원으로, 또 반대로 작은 원에서 큰 원으로 만들어가는 훈련도 좋습니다. 덧붙여 경험상 고삐의 팽팽함을 유지할수록 원운동에 더 유리합니다. /'1000일간의 승마표류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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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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