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연준, 스트레스테스트 강화… 대형은행 배당 등 차질 불가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대형 은행들의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실시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기준을 올해 대폭 강화한다. 은행주 급락과 마이너스 금리정책 확산 등 은행 위기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위기 상황에 대비한 자본충당금이 늘어나는 대형 은행들의 경우 올해 자사주 매입이나 주주 배당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시간) 연준이 9분기 연속 마이너스 단기금리 지속, 실업률 급등, 유럽 경기 침체 심화 등의 조건을 상정해 테스트의 기본 시나리오를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특히 집단소송과 사이버 안보 균열 등으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다는 가정하에 은행들의 운영 리스크를 집중적으로 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은행들에 대한 재무건전성 평가기준이 엄격해지는 것은 최근 시장 불안으로 은행주가 곤두박질치자 대형 은행들이 여전히 금융위기에 취약하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닐 카슈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대형 은행들이 여전히 경제에 "핵폭탄급" 위협이 되고 있다며 감독 당국이 보다 높은 자본충족 요건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연준의 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올해 은행들의 배당과 자사주 매입 같은 자본지출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골드만삭스의 리처드 램즈든 애널리스트는 "테스트 기준이 강화됐다는 것은 은행에 대한 자본확충 요구가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지난해 테스트에서 주요 은행들의 배당성향은 낮게는 33%(뱅크오브아메리카·BoA)부터 높게는 119%(골드만삭스)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의 불안한 시장 여건을 고려할 때 "은행들의 배당성향은 한층 낮아질 것"이라고 도이체방크의 맷 오코너 애널리스트는 지적했다.

연준이 대형 은행을 감독·통제하는 주요 수단인 스트레스 테스트는 자산 500억달러 이상의 대형 은행들이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같은 위험 상황에서 자본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2011년부터 해마다 실시되고 있다. 테스트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며 1차 테스트는 은행들이 위기 상황에서 대출거래를 지속할 만한 자본 요건을 갖췄는지를, 2차 테스트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을 지속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자본을 확보했는지를 집중 점검한다. 지난해에는 JP모건체이스와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 등 3곳이 주주 배당과 자사주 매입 계획을 수정한 끝에 모든 은행들이 테스트를 통과했다.

올해 테스트 대상은 기존 31개 은행에 BNP파리바의 자회사인 뱅크웨스트와 캐나다 TD뱅크 미국 지점이 추가돼 총 33곳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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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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