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시중은행 NPL 줄었다지만… 장기침체 땐 안전채권→폭탄 돌변할수도

촘촘한 리스크관리로 위기 가능성은 낮아

금융시장 불안 지속 땐 자금조달비용 늘어나

한계기업 매물로 쏟아지면 부담 더 커질듯

정부 '1천100조 가계부채' 선제적 관리방안 발표<YONHAP NO-2601>
국내 은행들도 세계 금융시장의 영향을 받아 신용위험이 높아지고 주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부실채권 비율을 줄이는 등 대규모 부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울경제DB


최근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은행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시중은행 역시 이 같은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국내 은행들도 1년 새 은행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급등하고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등 지난 2008년의 금융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다만 국내 은행들은 건전성 추이를 나타내는 부실채권(NPL) 비율이 감소하고 있고 은행들도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고 있어 심각한 위기를 맞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계속되는 저금리 및 저성장 등의 영향으로 은행 수익성은 다소 악화될 수 있지만 은행업 자체가 단기간에 대규모 부실을 겪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도 신용위험이 증가했으며 주가 역시 하락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신한·우리·KEB하나·국민 등 국내 4대 은행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 1년 사이 24~55bp(1bp=0.01%포인트)가량 뛰어올랐다. 지난해 1월 69bp였던 KEB하나은행의 CDS 프리미엄은 19일 124bp로 무려 55bp 상승했으며 우리(119bp), 국민(95bp), 신한(89bp) 등도 지난해 1월과 비교해 관련 수치가 껑충 뛰었다. CDS는 채권 발행 기업이 채무불이행에 처했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금융파생상품으로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시장이 관련 부실위험을 높게 본다는 의미다.

은행 주가 추이도 긍정적이지 않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3만원대이던 하나금융지주의 주가는 올 들어 1만원대까지 내렸다 간신히 2만원대를 회복했으며 KB금융 또한 올 들어 주가가 2만원대까지 떨어졌다 다시 회복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4만원대를 유지하던 신한지주의 주가도 올 들어 3만원대로 내려앉았고 지난해 상반기 1만원대를 기록했던 우리은행 주가는 8,000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단 이 같은 시장의 우려는 개별 은행 실적이나 리스크 관리 상황을 살펴보면 지나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연구실장은 "글로벌 시장 전체가 불안정한데다 은행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힘들기 때문에 금융 관련 주가가 떨어지고 CDS 프리미엄이 올라간 것"이라며 "국내 은행들의 최근 리스크 관리 관련 수치 등을 살펴보면 이 같은 시장 우려는 과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시중은행의 NPL 비율은 우리은행이 2014년 2.10%에서 지난해 1.47%로 크게 줄었고 국민(1.10%), KEB하나(1.15%), 신한(0.80%) 등도 상당한 감소폭을 기록하며 은행 건전성은 한층 나아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은행 CDS 프리미엄 또한 같은 기간 한국의 국가 CDS 프리미엄이 54bp에서 71bp로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개별 은행에 대한 신용도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은행권 CDS 프리미엄은 개별 은행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국가 CDS 프리미엄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

문제는 이 같은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다. 현재 안전하다고 분류되는 채권들이 언제 '부실폭탄'으로 나타날지 모르는데다 계속되는 금융불안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장은 "국내 은행들이 신흥국 쪽에 익스포저가 적은 것 등을 감안하면 글로벌 불황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고 봐야 한다"며 "다만 글로벌 차원에서 경제위기에 대한 심리적 우려가 커지면 국내 은행의 주가나 채권 발행 비용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저금리로 연명하고 있는 한계기업이 계속되는 불황의 여파로 시장에 쏟아져나올 경우 은행들의 부담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 또한 은행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혹시나 모를 가능성에 대비해 감독을 보다 철저히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불경기가 계속될 경우 기업과 관련한 부실채권이 조금씩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보다 꼼꼼히 하고 충당금을 충분히 쌓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영현·양철민·박윤선기자 chop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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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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