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수출절벽 장기화 땐 3% 성장 빨간불

■ '수출 위기론' 들고나온 유일호 부총리

내수 살릴 실탄마저 여의찮고 신흥국 교역량도 크게 줄어

상반기 내내 수출 둔화 우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수출 위기론을 들고나왔다. 수출입 통관 업무를 담당하는 전국 세관장들이 모인 자리라지만 수출 주무부처 장관이 아닌 경제수장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다르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현재 수출 환경이 좋지 않고 앞으로도 쉽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담겨 있다. 지난해처럼 내수를 부양할 실탄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수출 추락이 장기화하면 3% 성장이라는 거시경제 목표달성에도 큰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 수출은 벼랑 끝에 서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올해 수출 경기가 이처럼 좋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전문가들이 많지 않았다. 세종시 관가에서는 "(2014년이 좋지 않았던 만큼) 기저효과로 조금만 노력해도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는 낙관론까지 나왔다.

그러나 상황은 해가 바뀌면서 바로 반전됐다. 연초부터 신흥국들의 경기 급랭과 이에 따른 교역량 감소로 지난 1월 수출은 증감률은 6년 만에 가장 큰 폭(-18.5%)으로 감소했다. 마이너스 행진은 2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는 월간 수출 통계를 집계한 1970년 이후 최장기 감소세다. 거시경제 전반을 담당하는 기재부 내부에서도 "수출 마이너스 행진이 올해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수출 환경도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세계 경기가 전반적으로 둔화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8일(현지시간)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3%에서 3.0%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1월 3.8%에서 3.3%로 조정한 지 3개월 만이다. 경기 둔화는 수출 교역량 감소를 수반한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전 세계 교역량은 소폭(2.8%) 늘었지만 무역액은 11.8%나 급감했다. 특히 우리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기가 급랭하면서 수출 위기감은 증폭되고 있다.

여기다 하락하고 있는 국제유가는 산유국 교역량 감소는 물론 수출 제품의 단가까지 끌어내리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 품목의 약 17%가 석유 등 유가 관련 제품으로 이는 전체 수출액 감소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 가치 하락)하면서 수출기업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이는 대외경제 전반이 얼어붙은 상황에는 큰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원화만 약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수출 경쟁국인 일본 엔화 등 주요 통화도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수출이 급감한 것은 대외 환경의 영향도 있지만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악화됐고 대체할 만한 산업을 찾지 못한 원인도 있다"고 분석한 뒤 "주력 수출 품목은 새로운 시장과 품목을 찾아 감소폭을 줄여나가고 경쟁력 있는 중소·중견기업은 지원을 통해 수출 저변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세종=김정곤·이상훈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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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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