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혼란의 브렉시트

런던시장 "지지" vs 대기업 "반대"… 英 분열

찬반 대립 팽팽… 경제 영향 우려


오는 6월23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결정할 국민투표를 앞두고 영국이 분열하고 있다. 기업들과 노동당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EU 잔류안을 지지하지만 차기 총리로 유력한 보리스 존슨 런던시장 등 보수당 의원 다수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를 지지하고 있어 영국의 앞날이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렵게 됐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FTSE100지수에 편입된 기업 중 약 50개 기업의 회장과 최고경영자(CEO)들이 23일 공개서한을 내고 브렉시트 반대 의사를 표명할 예정이다. 서명에는 버진그룹·HSBC·브리티시텔레콤(BT) 등 영국 대표기업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 초안에는 '캐머런 총리의 재협상 결과에 따라 우리는 영국이 EU에 남아 있는 게 더 낫다고 믿는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FT는 보도했다.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은 앞서 스카이텔레비전에 출연해 "브렉시트는 영국에 매우 큰 손해를 입힐 것"이라며 영국이 EU에 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재계가 캐머런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은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국제증권업협회(ICSA) 조사 결과 FTSE350 소속기업의 70%가 브렉시트로 손해를 입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FT는 최근 전했다.

하지만 보수당 의원 대다수가 EU 탈퇴를 강력히 원해 국민투표 때까지 영국 내에서 격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존슨 시장이 이날 '탈퇴에 투표를(Vote Leave)' 캠페인에 힘을 보태겠다고 선언하며 EU 탈퇴파의 '간판'으로 급부상했다. 캐머런 총리의 정치적 동반자로 여겨지는 존슨 시장은 카리스마 있는 언행으로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어 EU 잔류를 밀어붙이고 있는 캐머런 총리에게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존슨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과 신문 기고문을 통해 "진정한 변화를 위해 투표할 수 있는 인생에 단 한 번뿐인 기회"라며 "EU 잔류 결정은 민주주의의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영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영국과 유럽 중 어디에서 채권을 발행할지 등을 고민하기 시작했으며 투자자들도 브렉시트 이슈에 대한 질문을 쏟아내고 있다고 FT는 이날 보도했다.

EU 개혁안 협상 타결로 잠시 강세로 돌아섰던 파운드화 가치도 다시 떨어지고 있다. 22일 현재 런던외환시장에서 파운드화 가치는 파운드당 1.4271달러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1.25% 하락했다. 스즈키 겐조 미즈호증권 수석 외환분석가는 "탈퇴 가능성이 낮더라도 브렉시트에 대한 불확실성과 걱정이 영국 통화를 계속 짓누를 것"이라며 "파운드화 가치가 한동안 1.4~1.5달러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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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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