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글로벌 은행들 CDS금리 급등, 새로운 위기 전조인가

글로벌 주요 은행들의 신용위험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최근 위기설이 돌고 있는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의 5년물 선순위채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연초에 비해 141bp나 뛰었고 크레디트스위스·씨티그룹·미즈호은행 등 다른 주요 은행들의 CDS 금리도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모건스탠리·UBS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14년 9.2%에서 지난해 6.7%로 곤두박질쳤다. 상황의 심각성을 느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대형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은행들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는 뜻이다. 악재의 홍수에 시달리고 있는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일본·유럽 등 주요국들의 막무가내식 경기부양책이 사태를 더 키웠다. 중동과 중남미 등 산유국 자산 등에 투자했다가 저유가 태풍이 몰아치면서 부실채권만 잔뜩 짊어지게 된 은행들이었다. 그런데도 각국 정부는 자국 경제만 살리겠다고 돈을 풀고 금리를 내렸다. 예대마진을 주요 수익원으로 하는 은행 경영이 나아질 리 만무하다. 더욱이 마이너스 금리의 등장은 치명적인 독이 됐다. 돈 빌리는 사람이나 기업은 없는데 투자할 곳도 마땅치 않으니 회계장부엔 빨간색만 늘어나게 마련이다. 앞으로 나아질 기미도 없다. 오히려 일본과 유럽에서는 추가 금리 인하 얘기도 솔솔 나온다. 은행들로서는 한숨 소리가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은행 위기가 여기서 멈추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잖아도 침체에 허덕이는 글로벌 경제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어쩌면 경기침체→은행 수익성 악화→ 신용경색→실물경제 전이→침체 가속화의 악순환이 만들어질지도 모른다. 지금 시급한 것은 이 고리를 차단하는 일이다. 환율전쟁 같은 치킨게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국제공조 방안이 마련되지 않고는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아무쪼록 26일 열릴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시장의 우려를 잠재울 성과가 나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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