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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종로구 아라리오뮤지엄 매표소 입구에는 새로운 서비스 시작을 알리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아라리오뮤지엄은 이날부터 국내 최대 전자책 전문 서점인 리디북스와 손 잡고 미술관 내 '전자책 가이드' 서비스를 도입했다.
국내 미술계에서 '전자책 가이드' 서비스를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에는 오디오 가이드, 도슨트(미술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 투어나 큐레이터 투어를 통해 작가와 작품에 대한 설명을 접할 수 있었다. 관람객이 찾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전자책 가이드' 서비스를 운 좋게 가장 먼저 경험할 수 있었다.
전자책 단말기인 '리디북스 페이퍼'를 받아 전시장 입구로 들어갔다. 관람을 위해 '리디북스 페이퍼'의 전원을 켰다. 아라리오뮤지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본 후 다음 페이지를 넘기자 '전시장의 층고가 낮으니 조심하세요'라는 안내 글이 보였다. 다음 페이지를 넘기자 2층 전시장 위치 정보와 함께 전시된 작품의 작가들의 이름이 화면에 나타났다. 2층에는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인 백남준 작가의 작품 '노마드'가 전시돼 있었다.
'리디북스 페이퍼'에는 작품에 대한 설명과 함께 전시관의 설계자인 김수근 건축가와 백남준 작가의 인연 등이 상세히 설명돼 있었다.
3층에는 미국의 개념주의 예술가이며 사진작가인 바바라 크루거의 작품, 셀카의 원조인 신디 셔면의 작품 등이 전시돼 있었다. 작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 덕분에 작가에 대해 배경 지식이 전혀 없었음에도 전시를 보는 데 큰 무리는 없었다.
전시장을 둘러보다 보니 타츠오 미야지마의 전시실이 눈에 들어왔다. 어두운 공간에 숫자들만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작가와 작품이 궁금해 '리디북스 페이퍼'를 다시 켰다. 타츠오 미야지마는 첨단 테크놀로지와 동양사상을 접목한 작업들로 잘 알려진 일본의 선구적인 미디어 아티스트이며, 논리와 이성의 상징인 숫자를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선택해 생과 사를 관통하는 예술세계를 표현한 작품이라고 알려줬다. 전시실이 어두웠지만, 어두운 미술관에서 별도의 조명 없이도 화면을 밝게 하는 '프론트라이트' 기능이 내장돼 있어 화면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일본 현대 미술의 차세대 주자로 평가 받는 코헤이 나와와, 전세계 4개 밖에 없는 마크 퀸의 작품 '셀프' 등을 보고 관람을 마쳤다.
아라리오뮤지엄 관계자는 "관람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전자책 가이드' 서비스를 준비하게 됐다"며 "앞으로 관람객들의 반응을 살펴본 후 다른 갤러리와 뮤지엄에서도 '전자책 가이드'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