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업계에 따르면 김진갑 씨씨엠티 대표는 최근 금영 노래반주기를 취급하는 대리점 주들의 모임에 참석해 금영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확인됐다. 씨씨엠티는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셋톱박스 개발업체로 연매출은 200억원이 조금 넘는다. 씨씨엠티가 개발한 셋톱박스는 외부에서 수신된 영상과 음향 신호를 스크린에 출력할 수 있어서 노래방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금영을 인수해 셋톱박스 제조사업과 노래방 사업간에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뜻이다.
씨씨엠티 측은 금영을 인수하는 배경에 대해 “영상 출력장치 사업은 노래반주기 사업과 맞물려 있어 노래방 사업에 관심이 많던 차에 금영의 자금난 소식을 접했다”며 “금영의 자산과 부채를 모두 인수한 뒤 기존 회사와 합쳐 신설 법인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금영의 기존 인력은 100% 고용 승계 될 예정이다. 회사의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퇴직한 직원이 많아 직원 수가 많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인수 상황을 마무리하고 조직이 정비되면 추가 인력도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씨씨엠티 관계자는 “금영의 시장 점유율과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만큼 조직을 정비해 노래반주기 1위 기업의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며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직원 상당 수가 그만둬 인력을 재정비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영이 검찰 조사와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사안과 관련해선 인수하는 데 문제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씨씨엠티 측은 “해외에 법인을 둔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일괄적으로 세무조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사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인수 자체에는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씨씨엠티와 금영측은 구체적인 매매 가격에 대해 조율하고 있는데 500억원은 넘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씨씨엠티는 노래방 사업과 관련한 채무와 미납 저작권료, 세금 등 금영의 부채까지 모두 인수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매매 금액이 완전히 확정되기도 전에 금영측이 공개적인 행보를 하는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선 금영의 매각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불안해하는 대리점 주들이 많아지자 인수 이후 사업성 유지를 위해 이들을 안정시키려는 행보가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금영의 최대주주(49.94%)인 김승영 아이디에스 대표는 이날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해부터 금영을 인수할 기업을 찾아다녔고 이달 초부터 씨씨엠티 대표와 계속 구체적인 사항을 놓고 협의중”이라며 “금영의 주력 사업부문인 노래반주기 사업권을 씨씨엠티에 매각하기로 했으며 미납중인 국세와 저작권료, 은행권 대출금 등 정리해야 할 금융 관계가 남아 있어서 구체적인 인수 금액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금영은 늦어도 2월 말까지는 매각 절차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