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초교 1~2학년 영어수업 정부의 금지조치는 합헌"

헌재 "교육당국의 목적 정당"

초등학교 1·2학년의 영어수업 편성을 금지한 정부의 조치는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5일 초등학교 저학년의 영어수업을 금지한 옛 교육과학기술부의 고시에 대한 위헌 여부를 가리는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2012년 12월 고시한 내용을 토대로 초등학교 1·2학년의 교과는 국어와 수학·바른생활·슬기로운생활·즐거운생활로 한정해 영어수업은 편성할 수 없도록 했다. 서울 성북교육지원청은 이 같은 교육부의 고시를 기반으로 2013년 9월 영훈초등학교를 포함한 관내 사립초등학교에 1·2학년의 영어 정규수업 편성을 금지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 가운데 영훈초 학부모와 재학생들은 이에 반발해 헌법소원을 냈다. 이들은 "영어교육을 제한해 달성하려는 공익이 불분명하고 과잉 금지 원칙을 위반한데다 초등학교 학생의 학습권과 학부모의 자녀교육권을 침해 한다"면서 "더불어 국제학교나 영어특화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과 차별해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이에 대해 "초등학교 1·2학년의 영어교육을 금지한 교육부의 고시는 초등학교에서 편성, 운영돼야할 교육과정을 과목별로 고르고 다양하게 구성하기 위한 명제에 부합한다"고 결정했다. 공교육 현장에서 영어교육의 집중이 허용되면 이런 교육을 받을 수 없는 학교의 학생까지 이를 따라가기 위해 영어 사교육 시장을 과열시킬 수 있어 영어교육 편제와 시간을 통제하려는 교육당국의 목적이 정당하다는 것이다.

헌재는 이어 "초등학교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바른 인성을 함양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특히 "외국어를 학습한다는 것은 언어지식은 물론 행동하고 말하고 생각하는 문화적 요소까지 습득하는 것인데 일찍부터 영어교육에만 치중할 경우 전인적 교육이나 정체성 형성이라는 교육의 근본적 목적 자체를 몰각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헌재는 평등권 침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헌법상 평등권이란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하는 것"이라며 "국제학교나 영어특화학교는 일반 초등학교와는 설립 목적이나 교육과정, 학력 인정 등에 대한 차이가 존재해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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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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