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사설] "ISA, 이대론 국민 재테크 통장 될 수 없다"

만능통장이라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흥행에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가 3월14일 시행을 코앞에 두고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국민 재산증식을 돕는다며 의욕적으로 제도를 만들었지만 효과가 별로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ISA의 잠재시장 규모를 47조원으로 추정하고 이런저런 제약 때문에 실제 시장 규모는 25%에 불과한 11조7,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가입자 수도 791만명에서 394만명, 1인당 평균 가입금액은 6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경제신문이 25일 보도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왜 그런지가 나온다. 증권사와 시중은행의 ISA 담당 임원과 상품전략팀장 등 응답자의 62%가 현 제도로는 ISA가 일부 투자자에게 제한적인 기회를 부여하거나 단기적인 반짝상품에 그칠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은 ISA의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비과세 범위를 확대(38%)하거나 의무가입 기간을 축소 또는 폐지(32%)해야 한다고 답했다.

설문조사에서 확인했듯이 ISA가 흥행에 성공하려면 200만원(총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는 250만원)에 불과한 비과세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이 제도를 처음 도입한 영국이나 큰 성공을 거둔 일본의 경우 비과세 한도가 없다. 물론 정부로서는 지금처럼 세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비과세 혜택을 크게 늘리기 힘들겠지만 그렇더라도 200만원은 심했다. 의무가입 기간을 둔 것은 여윳돈 없이 빠듯하게 살아가는 서민들은 가입하지 말라는 소리로 들릴 수 있다. 5년간 돈이 묶이는 부담은 생각보다 크다.

ISA의 도입 취지는 금융자산 축적을 통한 국민의 안정적 노후보장에 있다. 이런 취지를 살리려면 전업주부나 프리랜서 등에게도 문호를 개방하는 게 맞다. 정부는 제도 도입 시기를 다소 늦추더라도 말 그대로 국민 재테크 통장이 될 수 있도록 보완하고 개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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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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