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MMF서 돈 빠지는데… 증시 이동 신호탄?

설연휴 이후 증시 회복세에 3월 주요국 정책 기대 겹쳐

최근 일주일 3조 이상 유출… 투자예탁금도 1조5700억↑

펀더멘털 개선 뒷받침 안돼 본격 이동으로는 볼수 없어

당분간 보수적 전략 바람직



올해 들어 위험자산 회피 현상으로 대량 유입된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최근 자금이 유출되기 시작했다. 설 연휴 이후 국내외 증시 회복세가 완연해진데다 다음 달 미국과 유럽·일본 등 주요 국가의 정책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일부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2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용 중인 140개 MMF에서 최근 1주일(22~26일)간 3조346억원이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MMF 순자산(설정액+운용수익)은 107조2,795억원으로 11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연초 이후 부동자금 도피처인 MMF로 자금이 대거 몰린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올 들어 지난 19일까지 MMF에는 총 24조219억원이 유입되면서 지난 2009년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자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채권에 투자 쏠림 현상이 초래되면서 단기 자금 운용이 가능한 MMF에 대한 투자자의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국내 증시 회복세와 맞물려 MMF에서 빠져나온 자금 일부가 주식시장으로 흘러간 것으로 보고 있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25일 기준 21조6,440억원으로 최근 1주일 사이 1조5,736억원 늘어났다. A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은 "MMF에 주로 투자하는 기관들의 일시적 자금 수요로 인한 유출일 수도 있다"며 "하지만 개인 MMF 자금도 함께 빠져나간 것을 보면 일부 자금은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MMF 자금 유출이 본격적인 주식시장 이동의 신호탄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오히려 설 연휴 이후 단기간 국내외 증시가 회복되면서 투자 심리가 다소 개선된 덕분에 대기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설 연휴 이후 코스피(KOSPI)지수는 1,860선에서 1,920선까지 뛰어올랐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S&P500)지수는(6.6%), 닛케이225지수(8.2%), 유로스톡스50지수(4.4%) 등 세계 주요 지수도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다음달부터 이어지는 세계 주요 국가의 정책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26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시작으로 다음달에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5~10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10일) △일본중앙은행(BOJ) 통화정책회의(14~15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16~17일) 등 굵직굵직한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다. 해외 3월 이벤트에서 주목할 포인트는 △미국의 금리 추가 인상 시기 △유럽과 일본의 추가 경기부양 가능성 등이다. 한은은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은 가운데 경기상황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증시 회복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지 여부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각국의 정책 효과가 실제 경제 상황에 어떻게 반영되는지가 중요하며 무엇보다 실물 경기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MSCI선진국·신흥국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며 "세계 주요국 증시가 정책 기대감에 반등하고 있지만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 등 펀더멘털(기초 여건)의 의미 있는 개선세가 나타나기는 어려워 보여 반등 국면이 길지는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에도 불확실한 정책 효과에 기대기보다 기대감을 낮추고 당분간 보수적으로 투자 전략을 짜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최근 낙폭이 과했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접근하거나 외국인 매수세가 컸던 종목 등에 관심을 돌릴 필요가 있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산적해 있고 지수 방향성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단기 매매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며 "낙폭 과대 주를 중심으로 종목별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성호·김창영 기자 jun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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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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